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BS는 오는 21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계획 중이다. 2년물과 3년물 총 1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며,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발행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이다.
희망 금리 밴드는 개별 민평(민간 채권평가사 평균 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 포인트, 1bp=0.01%포인트)~+3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7월 말 수요예측을 진행한 AA급 회사채들의 발행 금리가 3.4% 초반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이 보다 소폭 낮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SBS 자체 신용등급은 ‘AA’로 흥행에 크게 무리가 없는 우량채다. 다만 문제는 태영건설 등 태영그룹과의 관계다.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SBS 지분 36.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작년 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을 때 항상 따라나오던 것이 SBS 지분 이야기였고, 이에 따른 신용 리스크 가능성이 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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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신용리스크는 없더라도 태영그룹 이슈는 SBS에게는 부담요인이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티와이홀딩스는 보유한 SBS 지분 전량을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지배구조의 변동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올해 SBS는 영업적인 이슈보다 (태영그룹) 매각 관련 이슈에 따라 주가의 변동성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SBS 자체적으로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재무상태도 우수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말 연결기준 유동성은 약 4000억원이고, 보유자산 3700억원에 기반한 대체자금조달력 등을 감안할 경우 재무융통성도 높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콘텐츠 흥행 여부나 광고시장 업황에 따라 실적변동성이 큰 편”이라면서 “다만 SBS는 콘텐츠 경쟁력에 기반한 수익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SBS 공모채 수요예측 흥행 여부는 시장에서 태영건설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자리하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수기가 지나면서 AA급 채권들 중 괜찮은 기업도 상당수 발행을 타진하고 있다”면서 “실적면에서도 그렇고 굳이 잠재적인 리스크가 있는 SBS 채권을 살만한 유인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