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에 묶여 강제로 뛰는 개"...대구서 또 투견 사육 의심 신고

투견 사업 암암리 성행
현행법상 명백한 동물학대
  • 등록 2022-06-20 오후 4:51:08

    수정 2022-06-20 오후 4:51:08

[이데일리TV 심영주 기자] 대구 수성구에서 불법 투견 훈련장으로 의심되는 시설이 또다시 발견돼 공분을 사고 있다. 이달 초에도 대구에서 유사한 시설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 당시 발견된 개들은 여전히 주인과 분리 조치 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투견 훈련장 의심 시설이 잇따라 발견되고 후속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동물보호단체와 시민들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시정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러닝머신 위에서 개들이 계속해서 달리고 있는 장면.(사진=캣치독,A씨 인스타그램)
20일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에 따르면 지난 14일 자정쯤 대구 수성구 가천동의 한 시설에서 개가 밧줄에 매달린 채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것을 한 행인이 발견, 이 단체에 제보했다.

목격자 A씨가 촬영한 영상에는 개 2마리가 러닝머신 위를 빠르게 달리고 있고, 한 남성이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남성은 개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동물보호단체는 이 같은 시설을 불법 투견 훈련장으로 보고 견주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다는 입장이다.

투견 학대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현행법상 도박이나 광고·오락·유흥 등을 목적으로 동물을 학대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지만 적발과 처벌이 쉽지 않아 여전히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앞서 지난 3일에도 대구 수성구 매호동에서 불법 투견 훈련장으로 의심되는 시설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 현장에는 맹견 20여 마리와 개들의 공격성을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닭·토끼 등이 함께 있었다. 소와 돼지에게 투여하는 근육주사 약품과 주사기, 중탕기, 톱, 러닝머신도 발견됐다.

투견 훈련장으로 의심되는 시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동물보호단체와 시민들은 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동시에 지자체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특히 앞서 발견된 맹견들이 여전히 견주와 분리 조치 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자체의 소극적인 대응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시 수성구청은 고양이와 닭, 토끼 등은 긴급 격리 조치를 발동했지만 개에 대해서는 동물 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A씨는 “근처에는 3곳의 초등학교가 있다”며 “사회상규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현행법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엄중히 단속, 처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 시민들이 투견장에 대해 수년간 민원을 넣었음에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점점 더 몸집을 불려나갔다. 이를 방임한 대구시는 각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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