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에 1.6兆 자금 지원…공개매각 본격화(상보)

산은 등 채권단, 아시아나 지원안 확정
영구채+신용한도+스탠바이LC 등 지원
금호고속에도 브릿지론 1300억원 투입
매각 무산시 대비한 '안전장치'도 마련
  • 등록 2019-04-23 오후 3:04:37

    수정 2019-04-23 오후 5:19:05

[그래픽=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김범준 기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에 1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매입 등을 통해서다. 박삼구 전 회장이 대주주인 금호고속에도 1300억원을 지원한다.

채권단은 이와 동시에 아시아나항공 공개매각도 본격화한다. 매각이 무산되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채권단이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할 수 있다는 특별약정도 체결했다.

23일 산은에 따르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합병(M&A) 중 경영 차질을 막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지원 방안을 이날 확정했다.

1조6000억원의 금융 지원은 영구채 매입 5000억원, 한도대출(크레디트 라인) 8000억원, 스탠바이 LC(보증한도) 3000억원으로 구성된다. 당초 아시아나항공이 요청했던 5000억원보다 3배 이상 많은 규모다.

영구채는 사실상 만기가 없고 이자만 지급하는 채권이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 받아서, 자본 건전성을 개선할 때 흔히 쓰인다. 아시아나항공은 회계감사 ‘한정’ 사태 이후 시장의 신뢰가 추락한 탓에 추가로 계획했던 영구채를 발행하지 못했다. 채권단이 영구채 매입을 통해 5000억원을 즉시 투입하면 유동성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8000억원은 필요할 때 빌려쓰는 일종의 마이너스 한도대출 규모다. 여기에 지급보증 여력을 확충하려는 목적으로 스탠바이 LC 3000억원까지 지원한다.

산은 관계자는 “영구채 매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도대출 등은) 자체 신용에 의한 자금 조달시까지 필요한 예비적 지원”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아울러 금호고속에 브릿지론 형태로 1300억원을 투입한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전제로 금호고속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45.3%)을 담보로 받은 대출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브릿지론은 일시적인 자금난에 빠질 경우 자금을 대주는 임시 대출이다.

금호고속의 대주주는 박 전 회장이다. 금호고속이 대출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으면 박 전 회장→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자체가 흔들리게 되고, 원활한 매각 작업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채권단은 자금 지원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의 M&A도 즉각 추진한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새 주인에 매각하는 동시에 새 주인을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추진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자회사들을 묶어서 파는 ‘통매각’ 방식이 현재로서는 유력하다.

채권단은 매각 무산을 대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매각이 되지 않을 경우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채권단이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한다는 특별약정을 담았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상표권도 확보하기로 했다. 앞서 산은이 중국계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이 상표권을 빌미로 M&A를 방해했던 전례를 고려한 조치다.

한편 산은은 국적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의 투자 지원도 추진하기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민간금융 조달을 최우선으로 하되, 필요시 해양진흥공사와 함께 참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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