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위원장 "삼성 반대해도 단말기유통법 공감한다"

2009년 만들어진 27만 원 규제, 금액 상향될 듯
세계에서 유례없다는데..소비자 보호위해 불가피
  • 등록 2013-11-27 오후 7:00:00

    수정 2013-11-27 오후 9:16:14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국회에 제출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말기유통법)’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27일 밝혔다. 삼성전자(005930) 등 제조사 일각에서 해당 법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창조과학부 뿐 아니라 방통위도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경재 방통위원장
이 위원장은 “제조사들이 세계에서 이런 규제는 한국밖에 없다고 주장하는데, 세계에서 단말기를 통신과 묶어 파는 곳이 어디에 있는가?”라면서 “이 자체가 비정상적이고 시장을 왜곡시키는 근본원인”이라고 말했다.

또 “ 어떤 분은 오히려 장려금까지 받아 사고, 어떤 분은 상당한 비용을 주고 산다면 국민 입장에선 엄청난 차별 대우를 받기 때문에 이용자, 소비자들의 보호를 위해 불가피하게 규제해 왔다”며 “미래부에서 (법안을) 제출했는데,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종록 미래부 제2차관도 기자들을 만나 “제조사들이 반복적으로 왜곡해 국민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업자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 입장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은 언제 어디서 단말기를 샀느냐에 따라 가격이 몇백 배 차이가 나는 현상을 없애기 위해 통신사 보조금이나 제조업체 장려금을 투명하게 지급하자는 게 골자다. 보조금을 고시하게 해서 소비자들이 미리 알 수 있게 하고, 이통사뿐 아니라 대리점·판매점과 제조사들도 규제를 받게 된다.

이 때문에 방통위는 법 통과 시 현재 9명에 불과한 불법 보조금 조사 인력을 늘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어제 예산 감사때도 국회의원들이 걱정하시면서 인원을 확대해야 하지 않나라고 하셨다”면서 “정부에선 너무 인원을 늘리지 말라는 기본원칙은 있지만, 업무가 커지면 필요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이 이 법이 통과되면 방통위 등에 단말기 원가 자료를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데 대해서도 걱정 말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가 받는 것은 판매량과 출고가, 판매장려금 등에 대한 자료”라면서 “원가공개는 걱정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2009년 만들어진 27만 원 규제, 금액 상향될 듯

특히 방통위는 수십년동안 유지돼 온 부당한 이용자 차별 기준인 대당 27만 원 이상 보조금 규제에 대해 기준 금액을 상향할 뜻을 내비쳤다.

이 위원장은 “옛날 단말기 가격이 30만 원일 때, 50만 원일 때도 27만 원이었고, 지금 100만 원이어도 27만 원이어서 바꿔야 한다”며 “제조사가 국내외 가격을 다르게 하는 것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한규제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통3사 연말 보조금 과징금 공포

한편 방통위는 내달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 3사의 하반기 불법 보조금 지급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를 할 전망이다.

이경재 위원장은 “지난 7월 (KT) 영업정지 이후 안정화되다가 새 단말기가 나오고 재고처리 문제 등이 생기자 보조금 불법 지급이 이뤄졌다”면서 “이번에는 더 세게 할 수밖에 없으며, 징벌 과징금 상한선을 1% 선이내에서 더 올릴 수 있다. 금년 또는 내년 초에 본때를 받을 만한 통신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통3사는 보조금 이용자 차별을 이유로 지난 7월 총 670억 원의 과징금과 7일간의 영업정지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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