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운전기사 갑질 사태가 레깅스 업체간의 신경전으로 번질 조짐이다. 운전기사에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다르의 임원(부문장)인 오대현씨는 경쟁 업체가 선동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오씨는 안다르의 창업자이자 공동대표인 신애련 대표의 남편이다. 오씨의 저격으로 때아닌 불똥을 맞은 레깅스 업체는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 (사진=안다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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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씨의 운전기사로 2019년 5월부터 2020년 9월까지 1년 4개월간 일했다는 A씨는 지난 10일 갑질을 당했다는 글을 한 커뮤니티에 게재했다. A씨는 “오씨의 개인적인 일을 넘어 신애련 대표와 그의 가족일까지 했다”며 “룸살롱에서 일하는 여성의 몰카(몰래카메라)까지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고, 경쟁업체의 사주를 받아 이런 일을 꾸몄다고 한다”며 “오 씨는 절 고소하다 못해 이의신청까지 하고 운전기사를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 둔갑시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씨는 “대부분이 일부 사실적 기반을 과장하고 왜곡한 허위적인 단순 주장일 뿐이며 모두 증명되지 않는 개인적인 주장”이라며 “이 사건은 경찰에서 모두 무혐의를 받았고 법원에서도 공익적 목적으로 알릴 수 없다고 판결났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저의 사과를 원한다고 했지만 지속적이고 악의적으로 안다르에 대해 이렇게 하시는 직접적인 의도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 글을 이슈화시켜 경쟁 업체가 어떤 형태로든 반사 이득을 취해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씨는 또 “그동안 안다르의 다양한 사건의 당사자가 다녔던 직장은 경쟁업체였다”며 “경쟁 업체가 과거 저희 회사 직원을 어떤 식으로 매수해 경쟁사로 이직 후 저희 내부직원들에게 어떠한 짓들을 요구했는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A씨는 작년 룸살롱에서 경쟁업체의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A씨는 이를 지시한 것이 오씨라고 밝혀 이 사태는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했다. 이 논란에 피해를 받은 경쟁업체도 오씨를 경찰에 고소를 진행했다. 이를 두고 오 씨는 “상식적으로 제 기사였다는 분이 어떻게 경쟁사와 동시에 해당 내용을 공유하고 저를 고소했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의문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오 씨는 A씨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하며 “기사분이 불편해 하실까 매순간 조심스럽게 존대했고 작은 실수까지도 감싸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갑질 의혹을 부인했다.
| A씨가 그만두는날 나눴던 오 씨와 나눴던 카카오톡 내용(사진=커뮤니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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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르는 지난 2015년 요가강사 출신의 신 대표가 설립한 애슬레저 브랜드다. 한때 레깅스 업계 1위였지만 작년 사내 성희롱 사태와 운전기사 갑질 등 논란을 겪으면서 현재는 젝시믹스를 만드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에 그 자리를 내준 상태다. 3위 업체인 뮬라웨어에도 쫓기는 형국이다. 이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안다르는 에코마케팅에 협업을 요청했고 지난 5월 에코마케팅이 안다르의 주식을 매입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후 신 대표는 에코마케팅 출신의 박효영 대표와 공동 경영을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건은 기업 대 개인의 사건이 아니라 개인 대 개인의 사건이다. 2년전 근무했던 퇴직자가 커뮤니티에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글을 올림으로 인해 저희 안다르 법인은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객관적인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하거나 법인과 개인의 문제를 결부 시키는 방식으로 저희 안다르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모든 법률적 절차를 진행하여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씨가 현재 안다르에 근무하고 있고 경쟁 업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만큼 업체간 법적 공방 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쟁업체 측에서도 오씨가 직접적인 회사 이름을 거론할 경우에는 법적 대응으로 맞설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업체 관계자는 “저희 회사는 대표가 운전기사를 고용하고 있지 않고 A씨를 고용한 사실이 없다”며 “안다르와 A씨가 해결할 문제이지 저희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