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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천지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방역활동을 방해한 것은 물론 비정상적인 포교활동으로 인해 공익을 저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맞서 신천지 사단법인도 맞소송에 들어갈 경우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방역활동을 방해하고 반사회적 행위로 막대한 피해를 끼친 신천지예수고 법인에 대해 오늘 즉시 설립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새하늘 새땅 증거장막성전 예수교선교회’의 이름으로 등록돼 있는 신천지 관련 사단법인에 대해 설립 허가 취소와 관련해 청문을 통지했다. 하지만 신천지측이 일체 소명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민법 제28조에 따라 최종 설립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또 신천지교의 또다른 법인인 사단법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도 정관에 정해진 목적인 국제교류활동이 아닌 사실상 신천지 포교활동을 해온 것으로 확인, 법인 취소를 위한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박 시장은 “사단법인 새하늘 새땅 증거장막성전 예수교선교회와 신천지교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단체”라며 “신천지교는 조직적, 전국적으로 정부의 방역활동을 방해하는 등 사실을 은폐한 결과 코로나19 확산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시 자료에 따르면 26일 기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9241명. 이 중 신천지 관련 확진자는 전체 환자의 55% 수준인 5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대구·경북의 경우 전체 환자 약 70%가 신천지 관련자로 추정된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사태의 초기에 이만희 총회장이 지침을 내려 방역에 적극 협조했다면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방역활동과 전수조사에 적극 협력한다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신도 명단과 시설 현황을 늑장, 허위 제출하고, 은폐하며 방역활동에 큰 혼선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신천지측이 설립허가 취소와 관련해 맞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박 시장은 “적반하장”이라며 잘라 말했다.
박 시장은 “이번 법인 취소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 오히려 대다수 훌륭한 종교와 교회의 종교의 자유와 신앙의 질서를 지키는 것”이라며 “구상권 청구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시민의 안전과 생명, 공공의 이익을 위협한 신천지교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