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거라곤.." 단원고 생존학생, 이틀간 40km 걸어서 국회 도착

  • 등록 2014-07-16 오후 5:46:04

    수정 2014-07-16 오후 5:46:04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혀달라며 도보 행진에 나선 단원고 생존 학생들이 국회에 도착했다.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43명은 지난 15일 오후 5시부터 16일 오후 3시까지 더위와 고통에 맞서며 안산부터 국회의사당까지 도보 행진을 했다.

이는 생존 학생들이 먼저 하늘로 보낸 친구들의 죽음을 위로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전날 학생 대표는 학교를 출발하기에 앞서 “저희는 법을 모릅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 친구들한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기에 이렇게 나섰습니다”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등을 요구하며 지난 15일부터 도보 행진중인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국회에 도착했다. [사진=뉴시스]
단원고 학생들은 ‘세월호 생존학생 도보 행진, 우리 친구들의 억울한 죽음, 진실을 밝혀주세요’라고 적힌 노란색 깃발을 들고 교문에 나섰다.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 앞에 도보 행진을 마친 학생들이 나타나자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인 유족들도 박수로 이들을 환영했다.

먼저 떠난 친구들의 부모님을 만나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힘겨운 일이었다. 몇몇 학생은 눈물을 터뜨렸고 몇몇은 푹 숙인 고개를 쉽게 들지 못했다. 생존 학생들이 유족들과 만난 것은 지난달 25일 71일 만의 등굣길 이후 처음이다.

유족 대표가 학생들에게 “여기까지 오느라 너무 고생했어. 열심히 살아가자. 우리 친구들을 위해서”라며 격려 인사를 건네자 학생들은 “사랑합니다”라고 화답하며 직접 작성한 편지를 유족들에게 전했다. 이에 일부 유족들은 학생들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터뜨렸다.

1박 2일이 걸친 행진, 짧은 유족들과의 만남을 마치고 학생들은 오후 4시께 단원고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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