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1310원대로 올랐다. 위안화 등 주요 아시아통화 약세 흐름에 더해 달러화 매수 실수요가 유입되면서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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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01.9원)보다 14.6원 오른 1316.5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상승이자, 지난달 21일(1311.2원) 이후 처음으로 1310원대까지 올랐다.
이날 환율은 소폭 오른 역외 환율을 반영해 4.3원 오른 1306.2원에 개장했다. 이후 꾸준히 우상향해 오전 10시 49분께 1321.1원을 찍은 뒤 상승폭을 반납해 1310원 중후반대를 등락했다. 장중 고가 기준 1320원을 넘긴 것은 지난달 10일(1329.0원) 이후 처음이다.
미·중 기술 갈등 격화에 따라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며 위안화 ‘프록시(Proxy·대리)’ 통화인 원화도 덩달아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지난달 말 군사적 사용을 막기 위해 7월부터 반도체 제조장비 23종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압박에 실질적으로 동참했다. 중국은 전날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제품 수입을 국가 안보상 이유로 사이버보안 심사를 실시허겠다고 맞섰다.
아울러 수입업체 결제수요(달러 매수)를 비롯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따른 반도체 기업들의 달러화 실수요도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이 보조금 혜택을 받는 것에는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 반도체기업을 중심으로 달러 수요가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위안화가 약세를 보인 점이 주요했다”며 “국내 상황을 보면, 역외 외국인들의 실수요 매수세와 국내 기관들의 실수요 매수가 함께 나오며 환율 상승 압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1320원 부근에서 상단을 저지하는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 매도)이 나왔고,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심도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3일 환율 흐름.(자료=서울외국환중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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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3일(현지시간) 오전 2시 50분께 102.93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위안화는 약세 흐름이다. 달러·위안 환율은 6.88위안을 기록하며 강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이날 155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2포인트(0.18%) 내린 2472.3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146억89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