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아마존웹서비스(AWS), 카카오엔터프라이즈, KT, 마이크로소프트(MS), 네이버클라우드 등등. 국내외 유수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전방부대에 모였다. 장병 취업박람회를 위한 게 아니다. 군 장병들의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국방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경기도 포천 소재 육군 제6보병사단에서 ‘군 장병 AI·SW 역량강화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양 부처는 ‘디지털 인재강국 및 과학기술 강군’을 목표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총 861억2000만원을 투입해 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AI·SW 군 전문인력 1000명, 전역 후 산업계에서 활약할 인재 5만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 4일 경기도 포천시 육군6보병사단에서 열린 ‘군 장병 AI·SW 역량강화 비전 선포식’에서 이종섭(왼쪽 세번 째부터) 국방부 장관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참석 내빈들이 공동선언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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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병사 대상 맞춤형 온라인 AI·SW 교육 △간부 대상 군 특화 AI 전문교육 △군 내 전용 교육장 개소 등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국방부는 군 간부 대상으로 군 특화 AI 전문인력 교육을 성균관대 및 중앙대와 손잡고 추진한다.
특히 각 기업들은 매년 시범부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멘토링 서비스와 기업 현장방문 등을 지원한다. 2026년까지 총 30개 부대가 선정될 예정이다. 우선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육군 6사단, 네이버클라우드는 육군 5군단, 엘리스는 해군 7전단, AWS는 공군 7항공통신전대, MS는 해병대사령부, KT는 국군통신사령부와 각각 자매결연을 맺었다.
행사장에서 이들 매칭 기업들은 자사의 AI 관련 다양한 기술들을 선보였다. 특히 AWS는 공군 7전대 병사들과 협업해 만든 AI 기반 자율주행 모형자동차를 전시했다. 모형자동차가 차선과 커브길 등을 스스로 인식해 적정 속도로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공군 장병들이 AWS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한 것이다. 군 장병 AI·SW 교육의 미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사례여서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 4일 경기도 포천시 육군6보병사단에서 열린 ‘군 장병 AI·SW 역량강화 비전 선포식’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참석 내빈들이 참가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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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최근 글로벌 AI 얼굴 인식 기술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컴퓨터 비전 기술 기반 얼굴 인식 출입 시스템을 시연했다. 군 장병들은 자신도 AI·SW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군 장병들이 AI·SW 역량을 키우는 자기 개발과 커리어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사회 복귀 후 100만 디지털 인재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6사단은 이날 행사 이후 부대 내에 자체 구축한 AI·SW 전용 교육장 ‘푸른별 배움터’도 공개했다. 푸른별은 부대명칭인 청성(靑星)부대에서 따왔다.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교육장은 교육생간 자율적인 문제해결 토론이 이뤄지고 창의적인 학습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도록 디지털 기업의 업무 공간을 참고해 구축했다.
| 4일 경기도 포천시 육군6보병사단에서 열린 ‘군 장병 AI·SW 역량강화 비전 선포식’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AI·SW 전문 교육장을 찾아 코딩 콘텐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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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사단 외에도 공군 7전대와 해병대사령부, 국군통신사령부 등은 기존 시설을 개조해 AI·SW 교육장을 구축했다. 육군 5군단과 해군 7전단의 경우에는 독립 컨테이너를 전용 교육장으로 만들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과학기술 강군의 주역이 될 군 전문인력을 조기에 양성하고 미래 디지털 인재강국을 이끌어 나갈 우리 장병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