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삼성전자·하이닉스 살렸다

AMAT-TEL 합병 건, 국제공조로 철회 이끌어
반도체 장비 가격 인상 가능성 차단
  • 등록 2015-04-29 오후 4:47:07

    수정 2015-04-29 오후 5:35:09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세계 1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와 3위 업체 도쿄 일렉트론(TEL)이 합병 계획을 철회함에 따라 관련 심사절차를 마무리한다고 29일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 2013년 9월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양사가 국내에 판매하는 반도체 장비 매출은 약 2조 8000원(2012년 기준)으로 국내 시장의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첨단 장비를 써야하는 반도체 사업 특성상 양사의 합병이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합병사가 독점적인 시장지배력을 행사하거나 일부 경쟁자와 시장을 나눠먹는 복점 상태로 변화할 우려가 있다. 이 경우 장비 가격이 오르고 제품 사후 관리 서비스(AS)가 중단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 회사가 합병하면 거의 모든 반도체 전(全) 공정 장비를 취급하게 되므로 끼워팔기 등을 통해 경쟁사업자가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양사는 현재 차세대 장비개발 능력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에 합병 후 기술혁신 경쟁이 저해될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DOJ) 및 중국 상무부 등 외국 경쟁당국과 공조를 통해 주도적으로 경쟁제한성을 지적해왔다. 두 회사는 중첩 분야 장비 대부분을 ‘장비별 단위’로 매각하는 자진시정 방안을 공정위에 제출했지만 공정위는 자산을 정확하게 분리하기 어려운 점 등으로 자진시정 방안이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전달했다.

공정위는 지난 27일 중첩 분야 장비를 취급하는 사업부 전체를 매각해야만 한다는 내용의 최종 심사보고서를 전달했고 결국 두 회사는 이날 기업결합을 전격 취소했다.

박재규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이번 사건은 공정위와 외국 경쟁당국이 긴밀하게 공조해 이뤄낸 성과”라며 “두 회사에 여러 국가가 일관된 입장을 전달해 기업결합 철회를 이끌어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글로벌 업체들이 공정위 심사보고서를 받은 후 인수·합병(M&A) 계획을 철회한 것은 2010년 철광석 생산업체인 BHP빌리턴과 리오틴토 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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