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의원들은 이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이 총리에게 3000만 원을 전달했다는 언론보도 내용을 놓고 격돌했다. 4·29 재보선을 보름 앞둔 가운데 득표에 유·불리를 따지는 등 복잡한 속내도 읽힌다.
여당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참여정부 시절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특혜 의혹을 제기했고 야당 의원들은 이 총리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는 등 총공세에 나섰다.
與 “야권서 ‘부패의 씨앗’ 제공”…철저하고 신속한 檢수사 촉구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사인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파문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며 현 정부에서는 로비가 통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부패의 뿌리를 뽑기 위해서라도 국민이 지금 상황을 이해할 때까지 끝까지 가야 한다”며 “그것이 특검이 됐든 또 다른 게 됐든 어떤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끝까지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에서 특별사면을 두 차례나 받았지만 현 정부에서는 통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는 발언도 나왔다. 이 의원은 “성공한 로비와 실패한 로비가 있다”며 “한 정부는 로비가 잘 통했던 정부, 또 다른 정부는 로비가 전혀 통하지 않는 정부”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영우 대변인은 야권이 ‘부패의 씨앗’을 제공했다고 반격했다. 김 대변인은 “2004년 국회에서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성 전 회장과 관련한 여러 부정부패의 씨앗은 참여정부 때부터 움트기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세수위 높이는 野 “李총리, 즉각 사퇴해야”
새정치연합은 이 총리의 금품수수 의혹을 끈질기게 추궁하며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백군기 의원은 이 총리와 성 전 회장과의 관계, 전화통화 내용 등을 캐물으며 이 총리가 총리후보자 시절 총리 인준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충청지역에 내걸린 경위 등을 따졌다. 백 의원은 “이 총리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했는데 성 전 회장은 3000만 원을 줬다고 한다”며 “거짓 답변을 하면 안 된다”고 이 총리를 몰아세웠다.
최규성 의원은 “죽음을 앞두고 한 말이 거짓이란 말인가”라며 “고인의 육성 진술이 나온 만큼 총리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추궁했다.
유은혜 대변인도 “이 총리는 거짓말로 국회와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즉각 총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검찰 수사 착수를 압박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파문과 관련해 국회 법사위·운영위 소집을 요구했다.
李총리…헌정사상 첫 현직총리 檢소환되나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으로부터 한 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며 돈 받은 사실이 명백히 드러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 총리는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 “성 전 회장과 돈 거래는 없다”며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 놓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야당의 사퇴주장에 대해 “그건 말이 안 된다. 국사를 그렇게 할 순 없다”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저부터 검찰 수사를 받겠다”며 “(특검 도입 등) 어떤 경우도 다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의 이런 발언에도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금품수수를 둘러싼 진실공방을 떠나 의혹 제기 자체만으로도 이 총리가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했다. 게다가 이 총리 스스로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만큼 상황에 따라 헌정사상 첫 현직 총리의 검찰 출두라는 수모를 당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