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가스에 웃고 기름에 울고

그룹 내 에너지 계열사 주가 뚜렷한 희비
가스, 산업 구조 변화의 최대 수혜주 지목..'사상 최고가'
이노베이션, 유가 하락에 신사업도 불확실..'5년래 최저가'
  • 등록 2014-09-30 오후 3:51:44

    수정 2014-09-30 오후 4:40:02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SK그룹 내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희비 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가스 분야에서 SK가스(018670)가 산업 구조 변화의 수혜주로 꼽히며 훨훨 날고 있는 반면, 정유 사업을 영위하는 SK이노베이션(096770)은 국제유가 하락과 신사업 불확실성에 따라 연일 고개를 떨구고 있다.

30일 SK가스는 전날보다 3.3% 상승하며 사상 최고 주가를 갈아치웠다. 이달 들어서만 24% 급등했다. SK이노베이션은 8일간의 하락을 멈추고 상승 반전했다. 그러나 0.1% 상승에 그쳤고 올 들어 40% 넘게 빠지며 여전히 2009년 이후 최저 주가 수준에 머물고 있다.

SK가스는 세계적인 가스 혁명 패러다임 속에서 국내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날개를 달고 있다. 과거 경기방어주 성격을 띠며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지만 최근 수익성 개선에 따라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미국이 지난 4 월부터 NGL(Natural Gas Liquids)의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SK가스 역시 순차적으로 미국 NGL 기반의 저가 LPG를 도입하기 때문에 본업에서 원재료 가격 하락 효과를 누리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중국이 가스 시대를 개막하면서 차후 가스소비를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돼 이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는 차이나가스홀딩스(China Gas Holdings)의 지분을 보유한 점도 긍정적으로 꼽히고 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탈석유시대의 흐름을 피할 수 없는 에너지, 화학 업종 내에서 SK가스의 매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목표주가 18만원을 제시한 상태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상태다. 주력 사업이 부진한데다 신사업에 대한 의구심마저 고개를 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모습이다. 올 3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3분기 유가 흐름은 중동과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강세와 함께 빠르게 하락했다. 석유 수요 부진과 유가 하락 등으로 석유부문 영업적자가 확대됐고, 캐쉬카우 역할을 해온 PX의 공급과잉으로 화학부문도 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중대형 전지 등 신사업 추진에 대한 불확실성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형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하향 안정화가 지속되면서 성장 계획에 대한 매력이 감소했다”며 “정유 업황의 장기침체가 예상되며 주가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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