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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두고 치열하게 정쟁을 벌이고 있다. 야권에서는 해양 생물에 대한 방사능 농축 우려 등을 들어 방류를 반대하고 있으며, 여권에서는 과학적 근거 없이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킨다며 맞서고 있다.
개회사에 나선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후쿠시마 오염수를 둘러싼 소문과 괴담은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오고 있다”며 “과학을 도외시한 정치적 논쟁은 우리를 멍들게 만든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후쿠시마에서 방류된 오염수가 금방이라도 제주 해안이나 한국의 서해안에 다다를 것으로 주장하는 것은 해류에 관한 과학적 진실을 외면한 것”이라며 “방류 이후 4~5년이 지나야 한국 해안에 다다를 것이고 그 때엔 이미 희석된 정도가 삼중 수소나 여타 핵종의 피해가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라고 역설했다.
이어서 진행된 토론에서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거되지 않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의 배출량이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표자로 나선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은 “2021년 4월 기준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총량은 125만 톤(t)이었고 삼중수소 총량은 780조 베크렐(㏃)인데, 질량으로 환산하면 2.2그램(g)이다”며 “삼중수소가 든 물만 전부 모아보면 15씨씨(㏄)”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연적으로 우주에서도 삼중수소가 많이 생성되는데, 1년에 약 200g 정도 생긴다. 우리나라 동해에 비로 내리는 삼중수소만 해도 연간 약 3g 정도”라며 “삼중수소를 제외하면, 방류 대상이 되는 모든 핵종들은 배출 기준을 만족한다고 믿으면 된다. 그 부분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확실히 검증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염수가 태평양을 돌아 우리나라로 오는 과정을 통해 희석되면서 방사능 위험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영호 부경대 지구환경시스템과학부 교수는 “후쿠시마에서 사고가 나면 당장 우리나라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해류를 보면 한국이 가장 멀다. 후쿠시마에서 미국 서부, 적도를 거쳐서 다시 우리나라로 가장 먼 길을 돌아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심층수는 동해로 오는 데 5~7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과 관련해서 김 교수는 “중층수 이하로는 해류의 유속이 굉장히 약하다. 방사성 동위원소의 분포, 바다의 영향력, 화학적 요소 등을 통해서 확인하는데 유속이 상당히 약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