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유병언 일가 부당 대출 조기회수 나선다

신협 사금고로 악용한 정황 포착..관계사간 부당한 거액 자금지원도
  • 등록 2014-05-15 오후 6:00:57

    수정 2014-05-15 오후 6:53:59

[이데일리 신상건 나원식 기자] 금융감독원이 침몰한 세월호의 여객선사인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관계사와 관계인들이 받은 위법·부당한 대출에 대해 조기 회수에 나선다. 청해진 해운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일부 신협을 사금고로 이용한 정황 등이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

권순찬 금감원 기획검사국장은 15일 열린 청해진해운 관련 금융검사 진행현황 브리핑에서 “대출을 용도 외로 유용한 점이 발견되면 발견된 즉시 회수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일부 구원파 관련 핵심 신협이 아무런 이유 없이 대출을 해준 정황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말부터 ‘중수부’라고 불리는 기획검사국을 통해 유병언 전 회장 일가와 여신, 외환, 회계, 보험 부문에 대한 특별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일부 구원파 관련 핵심 신협이 유병언 일가 4명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66억원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실상 사금고 역할을 한 셈이다.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은 2007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신협 대출 등을 통해 총 727억원을 마련해 다른 관계사에 총 514억원을 지원했다. (주)에그앤씨드는 2007년 9월 한국제약이 9개월 전에 9억 7000만원에 취득한 공장을 17억원이라는 고가에 매입했다.

또 일부 구원파 관련 핵심 신협 조합원들은 신협에서 300만~500만원의 신용 대출을 받아 건강식품 구매 명목으로 소속 교회계좌로 입금한 돈을 기독교복음침례회로 송금했다. 또 (주)하니파워에 대해 △연체 중인 은행대출(8억 2800만원)을 대환취급 △은행(10.8%)보다 저금리(8.8%) 적용 △연체이자(3000만원) 감면 등의 특혜를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관계사인 금수원의 지시로 매년 기독교복음침례회 여름수련회 행사비도 지원했다. 유병언 전 회장의 사진 4매를 1100만원, 사진캘린더 12개를 240만원의 고가에 매입하기도 했다.

또 2005년 9월 21일 (주)천해지의 1차 유상증자 때 증자대금 전액을 (주)새천년에 송금하며 가장 납입했다. 2005년 9월 23일 (주)새천년이 마련한 증자대금 44억원 중 31억원을 (주)세모 우리사주조합과 4개 관계사 명의로 분산해 주주명의 위장분산 혐의도 받고 있다.

관계사 종업원을 동원한 자금 조성 혐의도 있다. 1994년부터 1997년까지 ㈜세모 종업원 등 1035명이 보증기관의 소액대출보증서를 발급받아 184억원(1821건)의 대출을 받았고, 실제 차주는 ㈜세모일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했다.

세월호 관련 수사 중 손해사정법인의 한국해운조합본부장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 혐의와 2009년 선박 보험사고와 관련한 과다손해사정 혐의도 있다.

권순찬 국장은 “유병언 전 회장 일가와 관련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156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해 금융이 자금지원을 해 한계나 부실기업이 생겨나지 못하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해진 해운 주요 관계사 및 관계인 구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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