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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송 규제개혁 방안 정책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콘텐츠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방송산업의 자체적인 경쟁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韓미디어 위상 비해 방송산업 열악
이 위원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9%이지만,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E&M) 산업이 전 세계의 E&M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5%로 훨씬 높다. 그러나 정작 국내 방송산업의 방송산업 재원은 7조원 남짓으로 2070조 GDP의 1%도 안 된다. 이 위원은 “뒤집어서 말하자면 방송산업은 재원 관점에서 굉장히 취약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방송산업은 ‘자신의 매출이 남의 비용이 되는’ 복잡한 이해관계 탓에 갈등이 발생하기 쉽다. 이 위원은 “시장이 성장하고 있을 때는 시장참여자 간 배분하는 것이지만, 시장이 정체되거나 위축돼 있을 때는 약탈의 문제로 바뀐다”며 “최근 방송산업계 만연된 분쟁 양상은 성장 종말점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는 우려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글로벌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의 국내 진출은 가뜩이나 허약한 방송산업의 체질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위원은 방송법상 소유 규제를 풀어 시장의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을 이끌어내고 변화된 시장 환경에 맞춘 새로운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콘텐츠에 대한 세제 지원 혜택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참여자들은 방송산업에 대한 규제개혁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이 위원의 발언 취지에 공감했다.
이동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진흥기획과장은 “희소자원(주파수)과 배타적 영업권(허가·승인)을 가졌다는 이유로 미디어 기업에 높은 공공규제를 적용하고 있는 현행 방송법 체계의 근본적 토대가 무너졌다”며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국내 콘텐츠, 플랫폼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미디어 기업에만 적용하는 높은 공공규제는 국내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디어가 여전히 공정·객관적 정보전달과 문화융성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규제 완화는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이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기획과장은 “최근 일부 스포츠중계권을 OTT나 미디어기업들이 인수해서 국민들이 특정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고는 시청이 곤란해지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며 “사익 제한으로 방치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재원 문화체육관광부 방송영상광고 과장도 외주제작 프로그램은 방송영상독립제작사의 존립을 좌우하고 우리 방송산업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제도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과장은 콘텐츠 제작에 대한 세액 지원 상한, 대기업 투자 콘텐츠에 대한 모태펀드 투자 제한 완화 등 콘텐츠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정부 지원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인정하며 추진 의지를 내보였다.
방송산업에 대한 소관분야가 방통위·과기정통부·문체부 등으로 나눠 있는 상황에서 논의를 주도할 컨트롤타워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윤석열정부는 대선 후보 시절에 미디어혁신위원회 출범을 공약했으나 아직 설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토론회를 주최한 홍석준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장은 “정부도 규제 개혁을 검토하고 있지만, 당 차원에서도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법안을 정리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