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동대문 '두산' 남대문 '신세계' 압박 버텨낼까

  • 등록 2015-09-02 오후 5:11:39

    수정 2015-09-02 오후 5:22:05

두산그룹이 면세 사업 예정지로 발표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왼쪽)와 신세계 그룹이 지난 면세점 입찰에서 사업 예정지로 발표한 서울 남대문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사진=각 사)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두산(000150)그룹이 면세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 전쟁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업계 1위 롯데가 한해 2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배기 면세점 소공점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2일 두산은 동대문 지역 쇼핑 명소인 두산타워에 면세점 유치를 위한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신청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세청은 오는 11~12월로 특허 기간이 만료되는 서울(3곳)·부산(1곳) 면세점에 대해 특허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마감일은 이달 25일이다.

특허권 만료와 함께 공개 입찰 대상이 된 면세점은 서울 △워커힐(SK네트웍스(001740)) 면세점(특허 만료일 11월 16일)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 22일) △ 롯데면세점 롯데월드점(12월 31일), 부산은 △신세계(004170) 면세점(12월 15일) 등이다.

이 가운데 두산이 면세점 사업 예정지로 정한 두타는 지리적으로 롯데면세점 소공점에 가장 근접해 있어 재인가를 앞두고 ‘수성전’에 나선 롯데의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최근 불거진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반(反) 롯데 정서가 확산하면서 특허권 사수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정부 특허 사업인 ‘면세점 운영권’을 롯데에 몰아주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정치권을 비롯해 업계 안팎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로서는 면세점 수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번 입찰전에는 특허가 만료되는 SK·롯데 등 기존 업체에 지난 7월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특허 경쟁에서 패배한 신세계 등이 다시 도전할 것으로 보여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력한 잠재 후보인 신세계가 다시 롯데면세점 소공점 인근 남대문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카드를 꺼내 들고 나설 경우 롯데의 수성전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국적 논란 등 면세점 사업 특허 심사에 불리한 여론에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까지 잇따라 물리쳐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다시 면세점 입찰에 나선다면 소공동 본점과 반포 강남점을 각각 입지로 내세워 ‘롯데 소공점’과 ‘롯데월드점’의 기존 고객을 흡수하는 대체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롯데는 남대문 ‘신세계’, 동대문 ‘두산’에 협공을 당할 수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면세점 입찰은 지난여름 치러진 신규사업권 입찰과 달리 경쟁사의 사업권을 빼앗아야 하는 것이어서 참여 여부를 밝히기가 조심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았다”라며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두산이 특허 신청 의사를 밝히고 나섬에 따라 서울 입성 또는 수성에 나서는 기업 모두 더욱 치열하게 경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특허신청은 마감일자만 같을 뿐 접수와 심사는 제각각 이뤄진다. 만약 서울에서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싶다면 특허가 만료되는 세 개 사업권 모두에 지원할 수 있다. 장소는 서울이면 어디든 가능하다. 따라서 서울면세점을 원하는 기업이라면 모두 세 개의 특허 도전이 가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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