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제 강제징용 시설, 세계유산 등재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 등록 2015-03-31 오후 3:48:50

    수정 2015-03-31 오후 3:48:5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정부는 31일 일본이 일제 시대 우리 국민들을 강제 징용한 현장인 메이지(명치)시대 산업 시설물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시도와 관련, 세계유산 기본 정신에 어긋난다며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현재 유네스코에 메이지 시대 산업혁명 유산 28곳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한 상태다. 이 중 11곳은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이 강제 징용됐던 곳이지만 일본 정부는 등재 신청서에 강제 동원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등재를 추진하기 시작한 2012년 이래 일측에 대해 고위급을 포함한 다양한 수준에서 등재 추진 제고를 강력히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네스코 사무국 및 사무총장, 국제기념물유족협의회(ICOMOS), 세계유산위원국들에도 일제 강점기 우리 국민들이 강제징용을 당한 아픈 역사가 서린 동시설의 세계유산 등재는 세계유산제도의 기본정신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고 덧붙였다.

노 대변인은 “정부는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우리의 입장을 계속 강력히 펼쳐나갈 예정이며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들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면서 “우리 나라가 (세계 유산 위원회의) 위원으로 돼 있는만큼 우리 정부 대표가 우리의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낙관적인 전망과는 달리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유네스코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족협의회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개최한 회의를 통해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 시설들에 대해 등재 조건에 기술적으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통상 국제기념물유족협의회 심의를 통과한 대상은 대부분 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왔다는 점에서 아픈 역사의 현장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탈바꿈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대해 노 대변인은 “민간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족협의회의 권고가 긍정적으로 나왔다는 단정 하에 나온 것”이라며 이는 기술적인 사항에 대한 권고이고, 권고사항이 채택이 안 된 경우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채택이 되려면 21개 위원국의 정부대표 중에서 기권한 나라를 빼고 3분의 2 득표로 채택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등재를 막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대한 최종 결론은 오는 6월 28일부터 7월 8일까지 열릴 예정인 세계유산위원회 총회(독일 본)에서 21개 위원국의 합의 또는 투표로 결정된다.

한편, 세계유산위원회 회원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알제리, 콜롬비아, 크로아티아, 핀란드, 독일, 인도, 자메이카, 카자흐스탄, 레바논, 말레이시아, 페루, 필리핀, 폴란드, 포르투갈, 카타르, 세네갈, 세르비아, 터키, 베트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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