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강제노역 현장 '사도광산' 등 24건 세계유산 신규 등재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 31일 폐막
가자지구 '성 힐라리온 수도원' 긴급 등재
러시아에 유산 피해 행동 자체 촉구 결의
  • 등록 2024-08-01 오후 3:19:09

    수정 2024-08-01 오후 3:19:09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사도광산’을 포함한 총 24건의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새로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니가타현 사도 광산 내부. (사진=연합뉴스)
1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지난달 21부터 31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문화유산 19건, 자연유산 4건, 복합유산 1건 등 총 24건이 세계유산으로 새로 등재됐다. 이로써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총 168개국 1223건(문화유산 952건·자연유산 231건·복합유산 40건)이 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의장국인 인도의 ‘모이담-아홈 왕조의 고분 체계’와 일본의 ‘사도광산’ 등 총 7건이 새로 등재됐다.

사도광산은 조선인 약 1500명이 강제 노역한 곳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반대해왔으나, 일본 정부가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문기구의 요구를 수용하고 관련 전시물 설치, 추도식 개최 등을 약속해 등재 결정에 동의했다.

다만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이후 인근 아이카와 향토 박물관의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실에서 노역의 강제성을 명시하지 않아 2015년 군함도(하시마)의 세계유산 등재와 유사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도광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문기구로부터 보류(R)를 권고받았던 총 4건의 유산 중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베트레니차 동굴’, 남아공의 ‘인권, 해발, 화해 : 넬슨 만델라 유산 유적’ 등은 수정안이 제출돼 등재 결정됐다. 파나마의 ‘식민지 시대 지협 횡단 경로’는 수정안이 제출되지 않아 최종 보류 결정됐다. 반려 권고를 받았던 이란의 ‘헤그마타네와 하마단의 역사 중심지’도 수정안을 제출해 최종 등재에 성공했다.

제46회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장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이번 위원회에서는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안에 위치한 ‘성 힐라리온 수도원(텔 움 아메르)’를 긴급 절차를 통해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동시에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목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신규 등재 외에 유산의 경계가 크게 변경된 중국의 ‘황해-보하이만 연안의 철새 보호구역(Ⅱ단계)’과 덴마크와 독일 등 4개국의 ‘모라비아 교회 정착촌’은 확장 등재됐다.

등재 유산의 보존상태를 다루는 보존 의제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목록’에 올라 있는 우크라이나의 ‘키이우의 성 소피아 대성당과 수도원 건물들, 키이우 페체르스크 라브라’와 ‘리비우 역사 지구’, ‘오데사 역사 지구’에 대해 논의했다. 러시아에 해당 유산에 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행동 자제를 촉구하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2007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목록’에 올랐던 세네갈의 ‘니오콜로-코바 국립공원’은 멸종위기종 보호 노력이 인정되면서 17년 만에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목록’에서 제외됐다.

한편 우리나라(수석 대표 박상미 주유네스코대사)는 국내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협조 아래 세계유산 등재, 보존, 정책 의제 등 전반적인 논의에 적극 참여해 세계유산위원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우리나라는 2025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게 되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 부의장국으로 선출돼 차기 위원회 준비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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