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위원장 "나도 따뜻한 사람..폭탄주는 소통의 도구"

여야 위원에게 자료 균등하게 제공할 것..표결은 최후의 수단
  • 등록 2014-04-16 오후 3:54:02

    수정 2014-04-16 오후 11:07:1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3기 방송통신위원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법원에서 왔다고 고지식하게 보지 말아주세요. 춘천 법원장으로 근무하면서 기관장 모임 분위기를 주도했어요. 따뜻한 마음, 흥, 어울릴 줄도 압니다.”

최성준(57)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6일 과천정부종합청사 인근 음식점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단 오찬을 열고, 소통과 대화를 강조했다.

그는 ”아직 한 분의 위원이 임명 안 돼 안타깝다”면서 “산적한 문제가 많아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고 양해를 구했다.

3기 방통위는 이날 첫 번째 회의를 개최했는데, 야권 추천 위원의 자격 논란에 따른 청와대 임명 거부로 다른 야권 위원인 김재홍 위원도 참석하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김재홍 위원을 계속 설득하겠다면서 어떤 자료라도 여권이든, 야권이든 균등하게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통위 사무국이 야권 위원이라고 해서 보고 안 하면 정말 큰일난다”면서 “그것은 재판의 기본”이라고 언급하면서, 춘천지원장 근무 시절 기억을 되새겼다.

재판부 합의부에서도 재판장과 주심 판사 등의 의견이 갈릴 수 있다는 것. 재판장이 경력이 많다고 무조건 ‘따라오시오’ 하면 안 따라오고, 기록도 같이 보고 토론하고 하다 보면 후배들이 의견을 바꾸거나 본인이 바꾼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방통위 역시 여야 3:2로 결론 날 수도 있지만, 표결은 가장 최후의 카드라는 게 그의 소신이다.

폭탄주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그는 “폭탄주는 술이 아니라 소통의 도구”라면서 “모임에서 말 안 하시는 분들에게 술을 만들어 드릴 수 있고, 물에다 맥주 두 방울 떨어뜨리기도 한다. 원하는 대로 드리고, 강제성은 없다”고 했다.

폭탄주 예찬론을 편다 해서 술이 센 편은 아니다. 2주일 만에 2kg이 빠졌다는 그는 “예전에 젊었을 때는 10잔 정도 먹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면서 “빠른 시일 안에 진짜 소주 기회를 만들겠다. 국민입장에서 질책을 바라고, 팩트에 기초한 질책은 꼭 반영하겠으니, 잘한 점도 칭찬해 달라. 더 소통하는 위원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 내내 실무자에 의존하지 않는 발언과 전문성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은 최성준 위원장. ICT 기술이나 방송 분야에 대해 얼마나 알까.

그는 “특허법원에서 4년 있었는데, 온갖 기술분야가 다 나온다”면서 “재판을 하려면 다 알아야 해서 오리처럼 밑에서 발짓을 많이 했다. 대학교제는 어려워 고등학교 생물책까지 구해 기본개념을 떠올리곤 했다”라고 우등생 같은 면모를 비췄다.

방송에 대해서는 “춘천지원장 근무 시절 법원을 홍보하는 만화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린 적이 있다”면서 “KBS 춘천방송에서도 편성 자투리 시간에 틀어줬다”고 미소 지었다.

3기 방송통신위원 취임식이 8일 오후 5시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렸다. 이날 취임식에는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이기주 상임위원은 국회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김재홍 위원(좌), 최성준 위원장(가운데), 허원제 위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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