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편법대출·선거법 위반 의혹 양문석 의원 불구속 기소

2021년 새마을금고에서 딸 명의로 기업운전자금 11억 대출
대출금은 서초구 아파트 구입시 빌린 돈 상환에 사용
아파트 가액도 실거래가액보다 9.6억 낮춰 신고
  • 등록 2024-09-25 오후 4:08:43

    수정 2024-09-25 오후 4:08:43

[안산=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서울의 고가 아파트 구입을 위해 자신의 딸 명의로 편법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산갑)이 재판에 넘겨졌다.

4·10 총선 과정에서 재산을 축소 신고한 의혹을 받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산갑)이 지난 6월 24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5일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김형원)와 형사4부(부장검사 이동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양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사기 혐의 공범으로 양 의원 배우자 A씨와 대출모집인 B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양 의원의 딸이자 ‘편법 대출’ 채무자인 C씨는 부모의 요청으로 소극적으로 가담한 점 등이 참작돼 기소유예 처분됐다.

검찰에 따르면 양 의원 등은 2021년 4월경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 구입자금 명목으로 대부업체와 지인들로부터 차용한 돈을 상환할 목적으로 대학생 자녀 C씨가 정상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처럼 속여 대구 수성새마을금고로부터 기업운전자금 대출금 11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기업운전자금 대출은 사업자의 생산·판매 활동 등에 사용되는 자금을 지원하는 대출이다.

검찰은 양 의원 부부가 2020년 8월 서초구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 당시부터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사업자를 내서 집을 담보로 저금리로 갈아타는 방법’을 듣고, 부동산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규제 우회 대출’에 대한 기사를 공유하고 사업자 등록 시점을 미리 상의하는 등 범행을 사전에 공모한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 양 의원은 새마을금고를 속여 대출받은 11억원을 서초구 아파트 구입을 위해 빌린 채무변제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 의원 등은 기업운전자금으로 대출받은 경우 대출실행 후 3개월 내 대출금을 사업자금으로 사용했음을 소명해야 하자, 마치 딸 C씨의 사업 용도로 사용된 것처럼 합계 6억5200만원 상당의 허위 거래명세서 7장, 계좌거래 내역서 2장을 위조해 새마을금고에 제출한 혐의(사문서위조 등)도 받는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양 의원은 지난 3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마을금고에서 딸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받으라고 먼저 제안’ ‘대출로 사기당한 피해자가 없다’ ‘의도적으로 새마을금고를 속이지 않았다’ ‘새마을금고가 대출금 사용처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등의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검찰은 새마을금고가 먼저 대출을 제안한 바 없고, 기업운전자금 용도인 것처럼 새마을 금고를 속인 데 따라 대출이 이뤄졌으며, 새마을금고가 대출금 사용처 확인 절차를 이행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 같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검찰은 양 의원이 총선 당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이 기재된 해명 글을 게시한 것으로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아울러 양 의원은 총선 후보자 등록 시 배우자가 공동으로 소유한 서초구 아파트 가액을 실거래가인 31억2000만원을 기재해야 함에도 그보다 9억6400만원 낮은 공시가격인 21억5600만원으로 축소 신고해 공표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총선 당시 불법 대출 의혹 보도로 양 의원에 대한 공천 철회 주장이 제기되는 등 당선에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선거일을 10여일 앞두고 허위 해명 글을 게시하고 후보자 등록 시 아파트 재산 가액을 축소 신고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중대범죄인 당선목적의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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