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리또 월렛 운영사 로똔다의 신민철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서비스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사용성”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로똔다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가상자산 지갑 사업 자회사로 지난 2021년 설립됐다. 지난해에는 삼성증권, NH증권, IBK증권, 한국정보인증 등에서 총 15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삼성증권이 블록체인 업체에 직접 투자한 경우가 처음이다.
|
지난 13일 정식 공개된 부리또 월렛의 첫 인상은 토스나 카카오페이 같다는 거다. 휴대폰 번호로 친구와 연결되고 채팅창에서 전송이 가능하다는 점이 비슷하다. 신 대표도 “개인 간 코인 전송을 편하게 하기 위해 토스나 카카오톡에서 송금하는 방식을 참고했다”고 했다.
이외에도 “해외 지갑과 비교하면 굉장히 진보된 기능이 많이 도입됐다”고 강조했다. 보통 지갑들은 지갑 생성 시 필요한 니모닉 코드(본인 소유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12개의 단어)를 개인이 직접 관리해야 하는데, 이를 잊어버리면 자산에 접근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이런 불편함을 줄이려고 부리또 월렛은 니모닉 코드를 이용자의 개인 클라우드 계정에 암호화해 자동 백업되게 했다.
|
재미있는 점은 부리또 월렛에 탈중앙화 거래소(DEX)가 연동돼 있다는 것이다. 모회사인 빗썸 입장에선 이용자들이 코인을 DEX로 쉽게 옮길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달갑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신 대표의 관점은 다르다. 중앙 거래소가 월렛 서비스를 통해 ‘분산된 블록체인 생태계’와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시장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우선 “새로운 프로젝트가 하루에도 수십 개씩 등장하는데, 모두 중앙화된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긴 어렵다”며 “블록체인 생태계가 확장되려면 DEX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빗썸도 외부 월렛을 등록해, 이용자들이 거래소 밖으로 코인 이동할 수 있게 해놨는데, 메타마스크 같은 외부 지갑으로 나가는 것보다 우군인 부리또 월렛으로 이동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결국, 다시 법정화폐로 환전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부리또 월렛을 쓰고 있는 경우 빗썸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더 크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부리또 월렛,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로 확장할 것
부리또 월렛은 DEX 이외에도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와 연동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 팔라와 연결해 쓸 수 있다. 또, 최신 디앱 서비스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모아서 볼 수 있는 ‘디앱 큐레이션’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주식 등 다른 전통 자산도 하나의 앱에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들 겠다”는 포부다. 사실 이런 포부는 부리또 월렛이라는 이름에도 담겨있다.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자산 관리를 쌈 싸먹듯 한입에 제공해 주겠다는 의미로 멕시코식 싸먹는 요리 ‘부리또’를 생각했다”고 했다.
신 대표는 “일반 사용자에게 가장 좋은 서비스는 어떤 자산이든 편하고 안전하게 관리하고 거래할 있게 해주는 것이지, 그 자산이 코인인지, 토큰증권(STO)인지, 주식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미 해외에선 핀테크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수용하면서 웹3로 넘어오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그런 흐름을 부리또 월렛이 주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