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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최악의 가축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희생을 감수한 양돈 농민들이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
하태식 대한한돈협회장은 양돈농가의 생계 유지를 위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를 살처분한 농가가 돼지를 다시 사육할 수 있도록 재입식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7일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파주 연다산동의 한 양돈농가에서 ASF가 확진 판정을 받은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아직까지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국가적 재난 피해는 양돈 농민들이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농민들의 이런 속타는 마음을 알기나 하는지, 정부의 결정은 해를 넘길 기세다. 지난달 28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ASF 발생지역 양돈농민 3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12월초에는 재입식 기준을 정해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정부가 살처분 농가에 제공하는 생계안정자금 역시 현실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 회장은 “돼지를 키우는 농가가 전업농 규모가 될 경우 살처분 농가에 월 67만 원을 주는데 돼지를 평균 1500~1600마리를 키우는 농가에서 이런 돈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정부는 재입식 기준이 정해질 때까지 최소 6개월 정도 생계안정자금을 더 주겠다고 생색을 내지만 실질적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ASF 여파로 인해 시장 도매가격이 생산 원가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양돈 농가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하 회장은 양돈농가의 생계 유지를 위해 정부 차원의 소비홍보 등 지원안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하 회장은 “돼지 도매가격은 ASF 발생 전 ㎏ 당 4200원 가량이었지만 지금은 3000원에 불과해 돼지 한 마리를 시장에 내놓으면 과거에 비해 거의 10만원을 손해보고 있다”며 “ASF가 사람에게는 무해함에도 불구하고 불안심리가 퍼지면서 양돈 농민들이 도산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라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돼지고기 소비 촉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