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의 요소수 대란 피하려면…해외 자원개발 등 '무기화' 절실"

전문가들, 일제히 주요 원자재 '중국 의존도' 지적
"국내서 요소 생산·정제해야" 목소리도 나와
"반도체·배터리 원료 부족 막으려면 해외 자원개발 시급"
  • 등록 2021-11-11 오후 4:57:56

    수정 2021-11-11 오후 9:18:38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최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요소뿐 아니라 중국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마그네슘과 희토류, 리튬 등 필수 원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가 본격화할 경우 우리나라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수입 다변화뿐 아니라 자체 생산, 더 나아가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야 할 때라는 게 이들 전문가의 목소리다.

“전략물자화 필요…정부 나서야”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자급자족할 수 있는 원자재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중국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더라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수입처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원료 확보에서부터 제조, 생산, 판매까지의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요소의 경우 중국에 수입을 의존하게 된 건 채산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분에 대해 세제혜택, 보조금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중요하다. 강 교수는 “기업은 공익적 차원에서 주요 자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금의 석유화학기업들처럼 관련 정제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고부가성 제품을 생산해 역수출도 가능하다”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전략 물자화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요소 생산에는 하이테크가 필요하다기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고 전력소모가 상당해 민간에서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일 뿐”이라며 “요소 말고도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는 전략물자화해 수출·수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요소 확보는 석탄 생산을 늘려야 가능한 만큼 탄소중립에 역행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디젤 차량의 단종 필요성도 제기되지만 당장 1년 동안 필요한 요소 양이 6만톤(t)”이라며 “탄소중립 정책이 시장에 맞지 않는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재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中 의존도 높아…“자원개발 절실”

자동차와 반도체, 배터리(이차전지) 등 국내 핵심 수출품 생산에 쓰여온 원자재 수입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국외 자원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차체와 시트 프레임, 항공기 부품 제작에 사용되는 마그네슘은 100%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에 쓰이는 산화텅스텐은 94.7%,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은 83.5%가 중국산이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에 원료가 없다면 광산 인수 등 해외 자원에도 투자해 원료를 확보해야 한다”며 “기업 차원에서는 아연, 구리 등 원자재 확보를 위해 해외 자원개발에 나섰지만, 대다수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자원외교를 통해 기업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도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자원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며 “공급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이 일관 되게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0일 오후 김해공항에서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KC-330)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공군 수송기는 호주로부터 요소수 2만7000ℓ를 긴급 공수하는 작전에 투입됐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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