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국내 기업 최초로 700 페타플롭(PetaFlop·1초 안에 할 수 있는 연산처리가 1000조번에 달하는 것) 이상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나선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기상청의 ‘누리’와 ‘미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누리온’ 등 슈퍼컴퓨터가 도입돼 있지만, 네이버가 이번에 도입하는 700 페타플롭에 미치지 못한다. 네이버의 슈퍼컴은 엔비디아 솔루션을 분산 컴퓨팅 형태로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이달 중 국내 기업 최초로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며 AI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네이버는 독자적인 AI 플랫폼 ‘클로바’를 구축하고, 음성 인식 및 합성, 이미지/영상 분석,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AI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일본, 유럽, 베트남 등을 잇는 글로벌 AI 연구 벨트를 조성하며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더 강화해나가고 있다.
비영어권 초거대 언어모델 구축
초거대 언어모델은 보다 자연스러운 언어처리가 가능해 AI 기술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지만,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 뿐 아니라 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네이버는 검색, 메신저 등으로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700 페타플롭 이상의 성능을 갖춘, 국내 최고 수준이자 글로벌에서도 손꼽힐 수 있는 슈퍼 컴퓨터를 구축하고, ‘GPT-3’를 능가할 한국어, 일본어의 초거대 언어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방침이다.
‘GPT-3’는 샌프란시스코 인공지능 연구소인 OpenAI가 만든 3 세대 언어 예측 모델이다.
네이버 정석근 클로바 CIC 대표는 “네이버 클로바는 네이버, 라인 등의 서비스로,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초거대 언어모델을 구축, 기업과 개인 창작자까지 사업과 창작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면서 “네이버는 AI 기술 연구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는 물론, 다양한 인재를 지속 확충하며 글로벌 AI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천억 원 투자될 듯
네이버는 슈퍼컴 도입 비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수천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네이버가 도입하는 슈퍼컴보다 성능이 낮은 KISTI의 ‘누리온’에 908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KISTI는 누리온 후속인 엑사스케일급 최첨단 슈퍼컴퓨터 도입에 3000억원에서 5000억원의 비용이 소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