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조원 넘는 사상 최악의 영업적자를 기록 중인 현대중공업의 체질을 속도감 있게 바꾸고 있는 권오갑(사진) 현대중공업 사장이 최근 임원감축, 성과위주의 연봉체계를 도입한 데 이어 경영진의 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12일 업계 따르면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최근 계열사 간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형님, 아우를 떠나 배울 수 있는 건 배우자’는 취재에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 소속 임직원들은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를 찾아 인사나 재무 등 지원 업무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의 체계화 된 제도와 시스템에 대해 조언을 얻고, 인재육성이나 채용 등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분야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의 새로운 시도들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10년 넘는 ‘풍상고초’를 겪으면서 강한 체질로 변모했다. 한해 매출은 22조원 정도로 53조원을 거뜬히 넘는 중공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경영난 속에 현대가(家)에서 떨어져 나가는 부침을 겪다가 2010년 현대중공업이 나서 거둔 계열사다. 현대그룹이 극동정유(1993년)와 한화에너지(1999년)를 인수해 합쳤고, 경영난 속에 2002년 IPIC로 경영권을 넘겨 내부적으로는 공채 출신과 외부에서 온 ‘새피’가 섞였다.
하지만 10년여간 IPIC 체제를 거치며 인사 등 관리부문에선 외국계 문화가 스몄고, 또 다시 경영권이 현대중공업으로 넘어오면서 구조조정 등 크고 작은 칼바람을 여러 번 맞았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인수한 직후인 2010년부터는 권오갑 사장이 직접 사령탑을 맡아 1년 만에 흑자를 이끌어 내 2011년 영업이익 5947억원, 2012년 3084억원, 작년 4033억원을 달성하면서 3년 내내 흑자행진뿐 아니라 3년 연속 4대 정유사 중 영업이익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30% 넘는 임원 감축의 대수술 속에서 살아남은 경영진조차 거세게 몰아치는 ‘혁신’ 바람에 숨돌릴 틈이 없다. 회사 측 관계자는 “위기의식을 내부적으로 공유하고 더 나빠지기 전에 미리 자가진단에 나선 만큼 이른 시일 내 군살을 제거하고 경쟁력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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