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모펀드(PEF) 론스타는 외환은행에 소버린은 SK에 투자해 큰 돈을 벌고 떠났다. 고배당 논란도 있었다. 상하이차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쌍용차를 팔았다. 쌍용차(003620)의 기술을 빼갔으리란 국민적 의심을 받으면서 대표적인 ‘먹튀 삼형제’로 묶였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먹튀 논란에 의문을 던진다. 과연 먹튀 자본이 투자할 때 주식을 판 한국인은 무엇이란 말인가. 외국인은 돈을 벌었을 때는 우리나라를 떠날 수 없고 돈을 잃어야만 떠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해외 사모펀드를 보는 부정적 인식에는 사모펀드 고유의 성격이 깔려 있다. 기업을 싸게 사서 이익을 남기는 게 존재 이유인 탓에 시설투자엔 소극적이고 임금을 줄이고 자산을 매각해 빼돌린 곳이 없진 않았기 때문이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 전통시장 구석에서 야채를 파는 상인도 몸소 익힌 이 원리를 해외 사모펀드에만 ‘먹튀’라고 비난할 근거는 무엇인가. 비싸게 사서 헐값에 팔면 이런 오명을 벗을 것인가. 기업이 헐값에 팔릴 상황이라면 아마 시장에서 곧 퇴출 되는 일만 남은 곳일 것이다.
관료의 보신주의를 탓할 일이 아니다. 관료를 그렇게 행동하게끔 하는 법이 실력을 행사하고 있는 한 누가 관료가 되더라도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국회가 결정해야 한다. 해외 사모펀드가 아예 국내 회사에 눈독을 못 들이도록 ‘사모펀드 쇄국정책’을 하든지, 아니면 자유로운 투자 활동을 보장하든지. 이것이 증권선물위원회의 한국토지신탁(034830)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 과정이 보여준 우리 자본시장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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