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이명박(78)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는 것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백준(79)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21일 본인의 항소심 재판에 처음으로 출석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배준현)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방조 및 국고손실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기획관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날 마스크와 중절모를 착용하고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김 전 기획관은 건강상 이유로 항소심 공판기일에 두 차례 출석하지 않았다.
김 전 기획관은 이날 최후 진술을 통해 “건강이 좋지 않아 재판에 나오지 못한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자숙하고 살겠다”고 밝혔다.
김 전 기획관 측은 과거 유사 판례와 범죄 구성 요건 등을 언급하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재판부는 오는 7월 4일 오전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선고를 내리기로 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4~5월과 2010년 7~8월께 김성호·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에게 국정원 특활비 각 2억원씩, 총 4억원을 받아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기획관이 이날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면서 이 전 대통령 재판에서 법정대면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전 기획관의 재판 출석 소식을 듣고 곧바로 재판부에 소환장 송달을 요청하고 증인신문 기일을 잡았다.
이 전 대통령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정준영)는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기일을 24일로 지정했다. 재판부는 지난 8일 “(이 전 대통령 측이) 증인으로 신청했는데 소환장 송달이 안 되고 구인장도 집행이 안 되고 있다”며 “다음 기일을 잡는 게 의미가 없다. (김 전 기획관이) 발견되거나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재판 끝나기 전 기일을 잡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김 전 기획관이 증인으로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인가’, ‘일부러 대면을 피하고 있는 것인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김 전 기획관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