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과는 별도로 올해 12년째를 맞고 있는 ‘공직자 윤리강령’에는 공직자의 접대비(식사)와 경조사비 상한선이 각각 3만 원, 5만 원으로 정해져 있다. 화환 상한선은 10만 원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4일 “공무원 강령에 3만 원(식사제공), 5만 원(경조사비), 10만 원(화환)이라고 돼 있는데 현실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 내에서도 공직자 접대비 현실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에서는 현행 공직자 접대비와 관련한 상한선이 지나치게 박하다며 10만 원 또는 그 이상으로 유연성 있게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여야가 동시 다발로 접대비 상향 조정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김영란법 도입으로 내수침체가 가속화되고 영세 자영업자 등 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접대비 상향 조정을 통해 김영란법이 서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김영란법이 발효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제품·서비스 가격하락 등을 통해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 A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영란법까지 더해지면 중소상공인들의 매출 타격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접대비 실명제는 기업의 접대비 축소로 이어졌다. 실제로 기업의 접대비 규모는 2003년 5조4000억 원에서 실명제 도입 후인 2004년 5조1000억 원으로 줄었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음식점 등 영세자영업자들이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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