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통하네?"…웨딩시장에도 욜로 바람

결혼 연령 높아지며 고가 혼수용품 잘 팔려
'한번뿐인 인생, 한번뿐인 결혼'…혼수용품도 제대로
AK플라자 혼수용품 객단가 15%↑
  • 등록 2017-08-31 오후 12:13:32

    수정 2017-08-31 오후 12:39:50

(사진=이랜드)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신부의 마지막 추억을 남길 로맨틱 파티’ ‘10억60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 예물시계와 1억6800만원 하는 비비더스 침대’

신혼부부 혼수 시장에도 ‘한 번 사는 인생 나를 위해 사는’ 욜로(YOLO) 바람이 불고 있다. 비교적 경제력을 갖춘 채 결혼하는 30대 중후반 신혼부부들이 늘면서 고가 프리미엄 혼수용품이 날개를 달았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 6월 발표한 국내 결혼 평균연령은 남성이 35.8세, 여성이 32.7세로 나타났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웨딩 시즌을 앞두고 현대백화점은 600억원 규모의 초대형 명품시계 박람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서 길죽한 사각형 다이아몬드가 520개 박힌 스위스산 명품 시계를 국내선 처음으로 선보였다. 시계 몸통(케이스)과 테두리(베젤)에 총 6.6캐럿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80개가 박혀있고 시계판(다이아몬드 76개·4.85캐럿)과 시계줄(다이아몬드 364개·26.31캐럿)에도 크고 작은 440개의 다이아몬드(총 31.16캐럿)가 장식돼있다. 이 시계의 가격은 무려 10억 6000만원에 달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박람회 기간(~9월17일)에 오데마 피게 ‘레이디 로열 오크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예거 르쿨트르에서는 랑데부 ‘아이비 투르비옹 스켈레톤’, 파네라이 ‘파네라이 루미노르 1950 PCYC 크로노 플라이백’ 등 14개 브랜드의 50여 개 고급 시계를 국내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오데마 피게’ (사진=현대백화점)
이정환 현대백화점 워치&쥬얼리 바이어는 “수입시계는 소비침체에도 매년 15~20%가량 신장하고 있다”며 “9~10월은 브랜드별로 신상품을 선보이는데다 결혼을 앞둔 20~30대 고객의 명품시계 구매가 높아 대기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이번 박람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서 수입 자동차보다 비싼 값에 팔리는 명품침대 ‘헤스텐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고가 침대인 비비더스 모델은 가격이 1억6800만원에 이른다. 이탈리아 수입 가전 브랜드인 ‘스메그’는 특유의 깜찍한 디자인과 독특한 색상으로 가장 작은 사이즈(293L)의 냉장고 가격이 300만원인데도 혼수철 신혼부부들에게 인기다.

비비더스 침대. (사진=롯데백화점)
이들 명품 가전과 가구의 지난 2분기 신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7%, 12.3%나 늘었다. 명품 시계 또한 같은 기간 대비 12% 신장했다. 혼수 예물을 구매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하락하지 않는 고가 명품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한 몫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한 제품을 원하는 고객은 명품 혼수 마련에 주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K플라자에 따르면 지난 웨딩페어 기간(8월11일~17일) 전체 신장률은 지난해 웨딩페어 기간 대비 10% 성장했지만 고가 프리미엄 혼수용품(가전, 가구 상품군) 신장률은 20%로 그보다 두 배나 더 높았다. 품목별로는 의류건조기, 스타일러, 무선 청소기 등 고가 틈새 가전이 30% 이상 매출이 늘었다. 객단가도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높아진 결혼 평균연령 등 사회적 분위기가 신혼부부들의 혼수용품 구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가을 결혼 성수기를 맞아 올해는 사회적 트렌드에 맞는 프리미엄 상품 및 가성비 상품을 구성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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