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업황전망에..정유업계 CEO들 고개 '절레절레'

업황 변동 심해 실적 예측 어려워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하는 듯
강봉균 석유협회장 "에너지 정책 전문가 양성"
  • 등록 2016-09-09 오후 3:31:35

    수정 2016-09-09 오후 3:31:35

[이데일리 최선 기자] 정유업계 최고경영자들이 3분기 실적과 관련해 뚜렷한 전망을 내놓지 못했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으로 실적호조세를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 된 점이 전망의 불확실성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석유협회 총회에는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과 김준 SK에너지(096770) 사장,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S-OIL(010950)) 최고경영자(CEO),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 정유4사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총회장에 들어선 허진수 부회장은 사업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워낙 (업황) 변동이 심해서 (실적을) 예측하기가 힘들다. (3분기 실적은) 글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김준 사장도 업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항상 어렵다. 언제 좋은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이는 최근 정제마진이 올초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업황이 다시 고꾸라질 기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한 평가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지난 1월 배럴당 평균 9.9달러에 달했지만 지난달 기준 3.9달러로 주저앉았다.

정제마진 하락은 중국발 공급 과잉이 최대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내수 물량 공급 후 남는 재고를 수출하고 있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한 석유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나온 상황이다.

이날 총회에는 나흘 전 에쓰오일 신임 대표 자리에 오른 알 감디 CEO도 참석했다. 업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지만 굳은 표정으로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도 업황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

이날 신임 석유협회장에 선임된 강봉균 회장은 ‘협회를 이끌게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에너지 정책 전문가를 많이 양성할 것”이라며 “에너지 정책이 포퓰리즘으로 흘러가면 안 되는데 전문가들이 많으면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

한편 석유협회 총회는 2014년 4월 이후 신임 회장 선임을 위해 2년반만에 열렸다.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강 신임 회장은 1969년부터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경제관료 출신이다. 16,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석유협회 제36회 정기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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