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GS건설(006360)이 해외 수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부실을 해소하고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미청구 공사 금액’을 1조원 이상 대폭 줄였다.
GS건설은 지난해 4분기에만 중동 등 해외 현장에서 발생한 미청구 공사 금액을 1조 1000억원 줄였다고 12일 밝혔다. 미청구 공사 금액은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했지만 발주처에 아직 청구하지 못한 비용을 뜻한다. 공사 후 비용을 청구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받지 못한 ‘미수금’과는 다른 개념이다. 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늘어난 공사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부에서는 저가 수주에 따른 부실을 숨기기 위한 변칙적인 회계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다.
GS건설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미청구 공사 금액이 3조 1740억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2조 700억원 수준으로 크게 감소한 상태다. 줄어든 미청구 공사 금액 중 플랜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 최근 건설·조선업계 등은 플랜트 부문에서 미청구 공사 금액이 증가하는 것을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GS건설은 플랜트 부문에서만 9000억원에 달하는 미청구 공사 금액을 줄여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집트 ERC 프로젝트 2800억원 △이라크 카르발라 프로젝트 1500억원 △스페인 프로젝트 940억원 등이 해소됐다. 또 인도네시아 찔라잡과 아랍에미리트(UAE) RRE7 현장의 ‘PAC 프로젝트’ 등에서도 미청구 공사 금액을 크게 줄였다. 여기에 공공 공사가 대부분인 인프라 및 전력 부문에서도 기존 미청구된 부분에 대한 발주처 승인에 따라 1600억원 정도를 감축했다.
GS건설은 주요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미청구 공사 금액은 올 연말까지 2조원 대 안팎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청구 공사 금액 청구는 발주처와의 사전협의를 전제한 것이고 설계 변경이나 공사 조건 등 협상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현지 국가의 과세와 금융 관행 등에 따라서 유리한 시점을 선택할 수도 있어 청구 시기는 회사의 종합적인 이익을 고려해 최적의 시점을 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GS건설의 지난해 1~4분기 미청구 공사 금액 추이. [자료=GS건설·단위=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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