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새 회장 누가 될까

한덕수 회장 "연임하지 않겠다"
  • 등록 2015-02-16 오후 3:23:46

    수정 2015-02-16 오후 3:23:46

한국무역협회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한덕수(사진)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잔여 임기를 10여일 앞두고 사임의사를 표명하면서 후임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무협에 따르면 신임회장은 한국무역협회 회장단이 뜻을 모아 추대한 뒤 이사회를 통해 발표하는 형식이다. 회장단 회의가 보통 24일 이전에 열리는 것을 고려하면 늦어도 설 연휴 이후인 내주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회장단은 한덕수 무협회장과 안현호 무협 상근 부회장, 업계 부회장 등 24명으로 구성돼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지난 연말부터 한 회장이 물러나겠다는 뜻을 주변에 전해 내부 충격이 크지 않은 편”이라며 “내년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TPP 가입 등 중대 사안들이 있는 만큼 통상 분야에 식견을 지닌 분이 유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업계 인사 중에는 무역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 구자용 E1 회장 등이 차기 무역협회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무협 회장단에 소속돼 수차례 회장 후보로 올랐던 주진우 회장은 15년 이상 무역협회 부회장을 맡아왔으며 단 한 차례도 공식행사에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열의를 보여왔다. 손 전 총장은 삼성 출신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과 서강대 총장, 호암재단 이사장 등 재계와 교육계를 두루 경험했으며, 2013년부터 박정희 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구자용 회장은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무협 회장을 역임했던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아들로 역시 무협 회장단에 소속돼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FTA와 TPP 등 중대 사안을 두고 미국, 중국과 심도 있는 협상을 해야 하는 만큼 경제관료 출신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관료 출신인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이윤호·홍석우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회장 후보군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인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의 이름도 나온다. 김 전 수석은 철도청장,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을 때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그의 보좌관을 하기도 했다.

무역협회는 회장단을 중심으로 신임 회장 추대 건을 논의하고 있으며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회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한덕수 회장의 사임 발표는 안팎에서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한 회장은 지난주 회장단 간담회에서 “지금은 무역협회를 이끌 새로운 통솔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무역협회장은 연임 제한 규정이 없고, 현 회장 3년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26일이 임박할 때까지 구체적인 후임자가 거론되지 않아 한 회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특히 올해 TPP참여 등 미국과 해결해야 할 문제에서는 주미 대사 출신의 한 회장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였다. 또 한 회장은 지난 연말부터 올 초까지 수차례 미국을 오가며 미국 통상업계와 국내 기업을 설득해왔다.

일각에서는 사임 배경을 두고 한 회장이 청와대로부터 비서실장 제의를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 회장은 호남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재경부 장관과 국무총리, 이명박 정부에선 주미 한국대사를 지냈다. 최근 ‘통합형 비서실장’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 속에 경제전문가로 평가받는 한 회장이 경제활성화를 중요시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기조와도 부합한다. 한 회장은 현재까지 회장 퇴임 이후 계획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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