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언급한 금리인하, 원론적인 차원 vs 인하 압박?

박 대통령 "금리인하,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3년 만기 국채선물 금리, 한 때 기준금리인 2%밑돌기도
靑 확대해석 경계.."기준금리, 靑 결정할 수 있는 사안 아냐"
  • 등록 2015-01-12 오후 4:20:32

    수정 2015-01-12 오후 4:20:32

[이데일리 김보리 조진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서 언급한 금리 발언을 두고, 시장에서는 원론적인 차원이란 반응과 직접적인 금리 인하 시사라는 해석 등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논란이 됐던 박 대통령의 발언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거시정책을 담당하는 기관들과 잘 협의해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저성장과 저물가를 해결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질문에 대한 박 대통령은 대답이다.

기자회견 이후 박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경제수석과 기획재정부 차관까지 나서 원론적 차원의 얘기라고 강조하고 나섰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의도된 발언인지 여부를 떠나 금리 인하에 대한 당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채권시장도 박 대통령의 발언을 금리 인하로 해석했다. 지난주 미국채금리가 유가하락과 그렉시트 가능성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15bp나 떨어지며 반응하는 동안 우리나라 국고3년물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6bp떨어지는데 그쳤던 것을 감안해도 이날 채권시장의 변동폭은 컸다. 박 대통령의 발언 직후 국고3년물은 이를 재료로 인식하며 한때 기준금리인 2.00%까지 호가됐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도 이 발언에 대해 말실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복심을 실수로 말해버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도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데 동의하는 분위기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통령의 언급이 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친다고는 볼 수 없지만 , 이 언급이 금리인하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킨 것은 맞다”면서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인하 쪽 컨센서스가 보다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발언을 경기여건에 맞춰 모든 정책수단이 열려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1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로 직결은 어렵지만, 소수의견 등장 기대는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도 신년기자회견 이후 춘추관 기자실에 방문해 “(금리 발언은) 거시정책기관들이 협의해서 적절하고 합리적인 대응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의미”라며 “기준금리 결정은 청와대에서 어떻게 결정해야 한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사안이 아니다”며 해명에 나섰다.

장병화 한은 부총재도 “금리정책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잘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언급은 금리정책을 적기에 잘 운용할 것임을 밝힌 원론적 언급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의 조기 진화 노력에도 박 대통령 발언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여전히 남아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하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는 입장에서도 언론 앞에서 대통령의 금리에 대한 언급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확대 해석하면 한국법에 명시된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해칠 수도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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