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연말랠리 설레는데..韓만 피해가는 '산타'

코스피, 11월부터 1.3% 하락하며 부진
외국인 10거래일 순매도.."한국 매력 높지 않아"
  • 등록 2014-12-23 오후 4:20:26

    수정 2014-12-23 오후 4:20:26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기다리던 산타 할아버지가 야속하게도 한국만 피해가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국 증시가 뒤늦은 ‘산타랠리’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지만 한국 코스피만은 랠리에서 소외되면서 유난히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 것이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10포인트(0.21%) 하락한 1939.02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와 유럽증시가 동반 상승하면서 산타랠리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뉴욕증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또 한번 경신했고, 유럽증시도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반등하면서 올랐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이런 대외적인 분위기에 전혀 동참하지 못했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이머징 국가에 대한 불안으로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가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소멸되면서 국내 증시는 연말 랠리에서 철저하게 소외당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뉴욕증시는 11월부터 3.3% 상승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7.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5% 이상 상승하면서 3000을 넘어섰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1.3% 하락했다.

문제는 외국인 매도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은 그동안 이머징으로부터의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불러왔던 러시아 관련 우려가 다소 희석됐음에도 외국인 매도공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은 무려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기간동안 팔아치운 규모만도 3조원이 넘는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1900이 깨지고, 국제유가와 루블화 매도도 진정되면서 더 이상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은 있지만 아직까지 외국인이 들어올 만한 환경은 아니다”라면서 “내년 초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한만큼 달러 강세가 이어진다면 루블화 약세 역시 지속돼 신흥국의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4분기 기업 실적 전망이 지속적으로 하향되고 있는 등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점도 연말랠리를 막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달리 국내 증시 펀더멘털 개선 요인이 없다”면서 “중국, 일본과 달리 상승 모멘텀도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연말랠리에 대한 희미한 기대감을 이어주고 있는 것은 배당이다. 지난 19일 삼성전자(005930)가 배당 확대 방침을 내놓은데 이어, 정부 역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행(024110) 등의 배당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에 남은 기간 배당을 노린 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6일까지는 배당을 노린 수요가 몰릴 수 있다”면서 “그 때까지는 특별한 악재가 돌출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배당에만 주목하더라도 수급쪽에서 지수를 끌어올려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완화로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다소 안정을 찾은 것도 한국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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