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두 후보 다 ‘변화’를 얘기하고 있지만, 접근방식이나 지향점은 다르다.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가 ‘투자유치와 개발’을 통한 서울의 성장을 외치고 있다면,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통한 서울의 재구성을 얘기하고 있다.
정 후보는 “좋은 투자를 통한 좋은 일자리”로 서울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박원순 후보의 시장 재직시절 멈춰있던 각종 개발사업을 ‘리스타트(re-start)’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용산 재개발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를 통해 뉴타운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후보가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하던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제동을 걸고 만들어낸 ‘노들섬 도시농업공원’에 대해서도 정 후보는 ‘런던아이’(런던 템즈강변에 있는 대관람차)와 같은 관광산업화로 방향을 다시 틀었다.
반면 박 후보는 지난 2년 6개월간 재직시 추진했던 서울의 ‘체질 바꾸기’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한 시대”라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그의 제1공약이 ‘안전’이 된 이유다. 세월호 참사가 그동안 외형적 성장과 개발에 집중해온 우리사회의 구조에서 비롯됐다면 이제는 외형적 개발보다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해 투자해야한다는 것이다. 박 후보가 향후 4년 동안 2조원의 안전예산을 확보, 사고발생 직후 5분 내에 초기대응을 완료할 수 있도록 서울시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공약은 자신의 10대 공약 중 가장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두 후보는 서울시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해답을 내놓고 있다. 가장 시급한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정 후보는 50조원을 투자해서 일자리 60만개 창출을 공언하고 있다. 박 후보는 우선 순위로 내건 10대 공약 중 4개가 장년층·여성·청년의 공공부문·복지 일자리 확충일 정도로 ‘일자리→사회적 공동체구성→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서울시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방식도 극과 극이다. 정 후보는 은평·종로·성북·강북·도봉 일대의 북한산벨트의 고도제한·용도제한 규제를 풀어 친환경 관광특구로 개발하겠다고 내세우고 있다. 한옥마을, 아토피센터 등 관광시설도 시예산을 들여 적극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박 후보는 도심 곳곳에 숲과 산책길을 조성하고 단독주택이 아닌 아파트에서도 햇빛 발전이 가능하도록 ‘미니태양광’ 4만개를 보급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