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의 매도 공세가 심상치 않다.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고 외국인투자자들의 바이코리아(Buy Korea)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2000선과 700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기관 매도세와 무관치 않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가 연일 이어지고 있고 지금까지의 지수 반등이 펀더멘털 개선보다는 심리적 요인이 컸다는 점에서 기관 매도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19일째 환매…“매수 여력 없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각국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가운데 추가적인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3월부터 가시화되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이 4월에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1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남아 있다”며 “경기 회복, 실적 호조 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 지수 상승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한 기관 매도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올들어 셀트리온(068270)(3285억원), CJ E&M(130960)(1418억원), 메디톡스(086900)(878억원), 카카오(035720)(772억원), 파라다이스(034230)(574억원)에 대한 매도가 두드러졌다. 셀트리온을 제외한 종목들의 경우 연초 이후 각각 13~19%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는 0.86% 하락했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 순매수 60일 이동평균선을 보면 작년말 고점 확인 후 하락이 진행되고 있다”며 “실적이나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이 없는 상황에서 한번 추세가 형성되면 상당 기간 지속되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기관들이 집중적으로 매도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