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천AG 北응원단 놓고 '썸타는' 남북

  • 등록 2014-08-27 오후 5:26:25

    수정 2014-08-27 오후 5:26:25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너’. 연애를 앞두고 서로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남녀관계의 미묘한 심리를 묘사한 ‘썸(Some)’의 가삿말이다. 남녀 모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건 ‘연애의 시작’이지만 애먼 가슴만 태우고 있는 상황을 노래한 셈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9월19일)을 3주 가량 앞둔 남북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남북 모두 가장 관심을 두는 건 한가지인데,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애만 태우고 있다. 북한 응원단의 아시안게임 참가 문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북한이 7월7일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인천 아시안게임에 파견한다고 발표한 이후 온통 여론의 관심은 북한 미녀 응원단이 이번에도 한국에 올 것인지였다.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가 응원단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에도 ‘제2의 리설주’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심사도 커졌다.

하지만 남북은 7월17일 실무접촉이 결렬된 후 공식 채널을 통해 응원단 파견 문제를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남북간 서면협의가 지난 26일 시작됐지만 응원단 파견 문제는 의제에서 제외됐다. 북한이 북한올림픽위원회(NOC) 명의로 우리측에 보낸 서한에 응원단 관련한 언급이 없었고, 우리 정부도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북 모두 응원단 문제를 꺼내지 않은 이유는 실제 응원단이 파견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 때문은 아니다. 북한은 300명의 응원단을 모집해 파견 준비를 하고 있고, 정부도 응원단 체류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것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일종의 ‘기싸움’이다. 연애를 시작하기 전 일방적인 구애는 연애 후의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남북이 응원단 문제를 서로 언급하지 않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먼저 의제로 꺼내기보단 상대 제의를 수용함으로써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속셈이다.

문제는 이런 ‘썸타기’를 하기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5일의 추석 연휴를 감안하면 남북이 서면협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든다. 북한은 응원단 파견 계획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의사를 밝혀야 한다. 정부도 전례에 따라 일부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 관련기사 ◀
☞ 정부, 北에 전통문 전달…인천AG 서면협의 시작(상보)
☞ 정부, 개성공단 北근로자 벤젠중독 주장 역학조사 요구
☞ 초중고생 49% "北은 협력 대상"…26%는 "적대 대상"
☞ 北, 인천AG 선수단 통보…응원단은 어떻게
☞ 北, 대화 재개 언제쯤 나서나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