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티몬과 위메프의 경영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클라우드 기업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의 자금 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IT 서비스 구독료나 연간 계약 비용을 정산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싱가포르 기반 e커머스인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에선 셀러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5일오후 서울 강남 위메프 본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
29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클라우드 등 2개 이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멀티 클라우드를운영하려면 클라우드관리(MSP) 업체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위메프의 클라우드 및 시스템 구축은 국내 MSP인 베스핀글로벌이 담당했다.
이번 사태로 클라우드 기업들은 티몬과 위메프를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보다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업체(MSP)에 더 큰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CSP는 월 단위로 비용을 청구하는 구독 방식을 사용하는 반면, MSP는 통상 연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월 구독료와 비교했을 때 MSP의 계약 체결 비용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
클라우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사내 클라우드 시스템을 운영하는 부서를 두고 있지 않다면, MSP와 큰 금액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런 계약을 통해 몇 년간 시스템 운영을 맡기게 되는데, 이 계약이 깨지면 MSP에도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숙박 예약 플랫폼을 운영하는 야놀자는 야놀자클라우드를 통해 자체 클라우드 사업을 전개하며 내부 시스템 운영도 맡고 있는데, 이는 티몬이나 위메프와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베스핀글로벌, 메가존클라우드, 클루커스 등이 주요 MSP 업체로 꼽히지만, 실적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베스핀글로벌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405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1.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을 면치 못했다. 작년 베스핀글로벌의 영업손실액은 157억이었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둔 메가존클라우드도 2023년 영업손실 690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매출이 100조 원이 넘는 아마존 등 글로벌 CSP사들보다는 국내 MSP들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용 소비자들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MSP들도 관련 피해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