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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71.7원) 대비 12.5원 뛴 1384.2원으로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고가 기준으로는 1388.4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고가, 종가 기준으로 모두 5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급등한 모습이다. 고가 기준으로는 2009년 4월 1일(1392.0원),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31일(1383.5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5.3원 오른 1377.0원에 시작한 뒤 장중 1380.0원까지 오른 뒤 8~9원 안팎의 상승폭을 나타내다가 오후로 갈수록 상승폭을 키웠다. 장중엔 전일 대비 16원 가까이 오른 1388.4원을 기록하면서 1400원까지 12원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다. 이후 점심무렵부터 외환당국이 달러를 시중은행에 풀어 추가 상승을 막았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등 당국자들의 발언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일부 줄였다.
이날 환율 상승을 이끈 것은 미 긴축 경계 확대에 따른 달러지수 급등, 중국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위안화 약세 등 아시아 통화 약세, 국내증시 내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전환 등 위험회피 심리와 달러의 추가 상승을 점친 롱심리(달러 매수) 등 다양한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중국 위안화 약세폭도 커졌다. 수출 둔화에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7위안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CNH) 환율은 전일 대비 0.05% 오른 6.97위안대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6.99위안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2년래 최고치다. 이날 중국 해관총서는 8월 수출이 3149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12.8%는 물론 전월(18.0%)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4월 이후 최저치를 보인 것이다.
위안화 뿐만 아니라 자국통화 약세 정책을 펴고 있는 일본 엔화 역시 같은 시간 달러당 전일 대비 0.47%나 오른 144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엔화가 달러당 150엔까지는 충분히 오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에 외환당국은 강력한 개입 메시지를 내고 비상 회의도 여는 등 시장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노력했으나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단 분석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이미 심리가 ‘무지성 달러 매수’ 쪽으로 쏠려 있는 마당에 당국자들의 발언은 더 이상 약발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가운데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 매도) 지연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당국이 실개입에 나서 1388원 이상의 추가 상승을 막긴 했어도 기조적인 상승 흐름을 꺾진 못하고 있다. 1400원 돌파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은 이날 오후 시중은행 딜러 등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와 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에 대해 논의한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함께 10여개 주요 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역시 급등하는 환율을 막기 위한 묘책은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87억35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