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의 지난해 4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26.1%, 25.8% 늘어난 5조 1344억원, 26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지만, 베네수엘라 정유공장 자금이 유입되면서 3분기 동안 부진했던 매출이 정상화한 덕분이다. 증권가에선 실적 발표 이후 일제히 ‘매수’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실제 공사 진행률에 따라 영업실적이 달라질 수 있는 건설업종 특성상 앞으로 발표할 미청구공사 잔액과 영업활동 현금흐름 추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장밋빛 전망을 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현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는 이유는 장부상 영업이익으로 인식했지만, 실제로는 현금으로 들어오지 않은 계정, 즉 미청구공사가 전체 매출액의 40%에 육박할 만큼 늘어난 탓이다. 미청구공사는 건설사에선 수익으로 기록했지만, 발주처는 이를 반드시 줘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공사 현장 상황에 따라 언제 손실로 돌변할지 모르는 금액이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2조 2526억원이었지만, 미청구공사는 4조 7577억원에 달했다. 미청구공사는 직전연도 말에 비해 15.8% 증가했다.
증권가에선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간 지배구조 불확실성 문제도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 오너가 지분이 많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일감을 몰아주는 등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며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간 합병 이슈도 있어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진 현대건설에 대한 투자심리는 긍정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