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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줄다리기 협상에도 끝내 간극 못 좁혀
19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 공동 창업자이자 수석 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는 주말 동안 경영 복귀를 두고 올트먼 측과 논의를 이어갔으나 복귀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직원들에게 밝혔다.
이사회는 이와 함께 에멧 시어를 임시 CEO로 선임했다. 이사회는 시어가 “오픈AI를 발전시킬 보기 드문 기술과 전문성, 인적 관계를 두루 갖추고 있다”며 올트먼 해임에 대해 “오픈AI의 사명을 지켜내고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결정이라는 점을 견지한다”고 했다. 지난 2월까지 트위치 CEO를 지낸 시어는 올트먼이 설립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Y컴비네이터’에서 5월부터 비상근 고문을 맡고 있다.
갑작스러운 올트먼의 해임을 두고 오픈AI 안팎에서 올트먼의 공격적인 경영을 우려한 이사회가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임을 주도한 수츠케버는 올트먼이 인공지능(AI)의 위험성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을 두고 그와 계속 충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시어가 임시 CEO로 선임된 것도 AI의 위험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올트먼이 소형 원전 회사인 오클로에 투자한 데 이어 AI 기기·AI 반도체 회사를 설립하려 했던 것도 이사회와의 갈등 요소로 꼽힌다. 비영리 단체로 시작한 오픈AI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자칫 오픈AI의 본업과 이해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같은 갈등이 쌓인 결과, 올트먼은 자신을 복귀시키려면 기존 이사진을 모두 해임하라고 요구했고 이사회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투자자 이탈에 경쟁사 ‘어부지리’ 전망
로이터통신은 올트먼이 오픈AI와 복귀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새로운 AI 벤처기업 설립을 논의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협상이 불발되면서 새 회사를 설립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핵심 기술진이 올트먼의 새 회사나 경쟁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면 오픈AI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반면 경쟁사에게 어부지리를 노릴 기회다.
올트먼을 지지했던 MS나 트라이브, 세콰이어 등 핵심 투자자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오픈AI의 초기 투자자였던 코슬라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는 “그가 다음에 무엇을 하든 그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콰이어의 알프레드 린 파트너도 올트먼과 브로크먼이 신규 스타트업을 설립할 경우 관심이 있다고 했다.
올트먼이 추진하던 우리사주 매각 작업도 불투명해졌다. 오픈AI는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 규모 우리사주 매각을 추진 중이었는데 올트먼 해임 사태로 그 동력이 약해졌다. 매각이 정상적으로 성사된다고 해도 이전과 같은 가격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