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울산 송정지구 공동주택 용지(7개 필지) 매각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결과 약 5300개 업체의 신청이 몰렸다. 계약금의 5%를 내는 신청 예약금만 무려 16조원이 입금돼 총성 없는 업체 간 땅 확보 전쟁을 실감케 했다. 올해는 분양시장 호조세에 힘입어 울산 송정지구 외에도 5월 경기 시흥은계(B5블록·634대 1), 6월 위례신도시(A3-5블록·577대 1), 7월 하남 미사강변도시(A33블록·548대 1) 등 수도권 택지지구 공동주택용지들이 줄줄이 500대 1이 넘는 입찰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토지거래량도 역대 최대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땅값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여기에 토지 경매시장도 제주도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를 넘기고, 물건당 응찰자가 10명이 넘는 등 1년 내내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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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극심한 전세난 속에 실수요자들이 대거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분양시장을 주도했다. 위례·동탄2·하남 미사 등 수도권 주요 신도시에 분양한 아파트들은 청약 경쟁률이 수십대 1을 넘기며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이 때문에 주택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토지 거래도 활발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1~9월) 까지 전국의 토지 거래량은 255만 3473건으로 지난해 전체 거래량(264만 3622건)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최종 거래량은 340만건에 달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 경신이 확실 시 된다. 특히 아파트 공급이 집중된 경기지역 토지 거래량(57만 7785건) 전체 1위를 차지하는 등 서울·수도권이 전국 거래량의 40%에 달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부지 일대의 개발 기대감과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수요, 홍대 상권 팽창 등으로 토지 거래가 활발했다. 지방에서는 부산·경남·경북 등 영남권이 해운대 일대 개발과 경북도청 이전, 산업단지 조성 등의 호재로 들썩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토지시장은 정부의 대규모 택지 공급과 지역별 호재가 겹치며 거래량이 크게 늘고 가격도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탔다”며 “내년에는 미국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연초 일시적 위축 가능성이 있지만 제주 등 국지적 상승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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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 자료를 보면 이달 제주지역 토지 낙찰가율은 182.01%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며 올해 평균 142.1%을 기록하고 있다. 입찰 경쟁률을 뜻하는 평균 응찰자수도 7.2명에 달한다. 올해 경매에 나온 제주 토지는 모두 7명 이상이 경쟁해 감정가보다 40% 이상 비싸게 팔렸다는 얘기다. 특히 경매는 저가 매수라는 목적 외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땅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제주 제2공항 건설 이후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 건설 계획안 발표 직후인 11월 16일 제주지법에서 경매된 성산읍 신풍리 94번지 임야(662㎡)는 맹지(길이 없는 땅)이면서 땅을 일부 소유권만 갖는 지분(25%) 경매인데도, 31명이나 입찰표를 써내 감정가(993만원)의 네 배가 넘는 43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전국 토지 경매 낙찰가율도 74.1%를 기록, 2011년 9월(76.8%) 이후 4년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토지 경매시장은 탈도시화에 따른 귀농·귀촌 현상과 지방혁신도시 활성화, 제주 제2공항 개발 등 각종 호재들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현재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점 대비 10%포인트 가량 낮은 상태라 내년에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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