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란이 미국에 우호적인 중동 국가들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돕는다면 그들 또한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비밀리에 경고했다고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동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베이루트 바스타 지역.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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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자들은 이란이 요르단, 아랍 에미리트(UAE),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등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위해 그들의 영토나 영공을 허용한다면 그들을 표적으로 삼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들 국가들은 미국 정부에 자국의 군사 인프라나 영공이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사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했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이들 국가에는 모두 미군이 주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이들 국가에 어떤 위협을 가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들 국가들은 장기간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있었던 자국의 석유 시설이 타격 받을 수 있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이들 국가에 있는 미군 시설과 병력 또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당국자들은 덧붙였다.
중동에서 고조되는 갈등은 중동 국가들과 이스라엘의 동맹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이들 국가들은 이란과의 전면전을 반대하고 있다.
요르단이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 당시 이스라엘이 자국 영공에서 이란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을 허용하는 등 중동 국가들이 이스라엘에 도움을 주고 있으나 이스라엘이 이란을 직접 공격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가 WSJ는 짚었다.
같은날 로이터통신은 또한 사우디, UAE, 카타르 등 관계자 3명을 인용해 “걸프 국가들은 최근 중동 정세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란을 공격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자국 영공을 통해 미사일을 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달 초 이스라엘을 향해 약 18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력한 보복을 경고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어떤 식으로 보복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스라엘 강경파를 중심으로는 이란의 핵시설이나 석유시설 등에 대한 타격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