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폐장 받겠다는 김포시, 5호선 노선안 협상은 평행선

인천시와 노선안 입장 차이로 협의 지속
김포시 기존 입장 고수, 대안 제시 못해
김병수 김포시장 리더십 한계 우려 나와
김포시 "노선안 협의 중, 리더십 평가 일러"
  • 등록 2023-10-04 오후 4:02:10

    수정 2023-10-04 오후 4:02:10

[김포=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시를 빼고 서울 강서구 등과 건설폐기물처리장(건폐장) 이전을 합의한 김포시가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포시는 건폐장 이전을 합의하면서 5호선 연장 추진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건폐장 합의에서 배제됐던 인천시가 노선안에 이견을 보이며 평행선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건폐장 이전 합의에 적극 나섰던 김병수 김포시장이 노선 문제는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해 리더십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시가 2019년 제시한 서울5호선 연장선 노선안(검토1안)과 김포시가 제시한 노선안(검토2안). (자료 = 인천시 제공)
4일 김포시 등에 따르면 김포시는 최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주재한 인천시, 인천 서구, 경기도와의 회의에서 5호선 연장 노선안을 합의하지 못했고 협의 기간은 올 연말까지로 연장됐다.

김포시는 서울 방화역에서 출발하는 5호선 연장선이 김포 풍무역을 거쳐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내 1곳을 경유하고 검단과 김포의 경계지역 1곳을 지나 김포 북부지역으로 가는 노선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인천시는 검단신도시 내 3개 이상의 역사를 거쳐 김포 북부지역으로 가는 노선안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팽팽한 상황에 대광위는 노선안을 결정하지 못했고 인천시, 김포시 등이 참여하는 노선조정TF 회의를 연말까지 진행해 중재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포시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노선안이 빨리 결정되기를 바라지만 대광위가 연말까지로 협의 기간을 연장해 TF회의에 집중할 것이다”며 “김병수 시장 입장이 노선안에서 양보할 것은 다했다는 것이어서 지금은 특별한 방법을 제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시와의 노선안 합의가 쉽지 않겠지만 대광위가 이끄는 회의 상황을 보면서 대응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병수 시장은 지난달 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검단에만 4개의 역사를 놓는다고 하면 김포가 서울 방화동 건폐장을 책임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포시가 5호선 연장 추진을 위해 지난해 11월 강서구 등과 방화역 주변 건폐장을 김포로 이전하기로 업무협약을 했지만 인천시안이 수용될 경우 협약 이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일각에서는 김포시가 건폐장 합의를 서둘러 노선안에 대한 협상력을 잃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매희 더불어민주당 김포시의원은 “건폐장 이전은 서울시와 강서구의 숙원사업인데 김포시가 너무 쉽게 수용했다”며 “5호선 연장 노선안 결정을 위해 인천시와도 협상할 수 있는 중요 사안이었지만 작년 인천시를 빼고 강서구 등과 합의해 협상력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인천시와 노선안을 협상할 때 건폐장 이전을 같이 논의해야 협상력이 생기는데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다”며 “김 시장이 교통문제에 행정력을 집중했지만 대안도 없고 성과를 내지 못해 리더십에 한계가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포시 관계자는 “건폐장 이전 합의는 5호선 연장 추진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었다”며 “건폐장 이전 합의로 서울시가 5호선 연장에 동의했고 노선안 협의로 진척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5호선 연장 노선안 협의는 아직까지 진행 중으로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다”며 “이러한 상황에 김 시장의 리더십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건폐장 이전과 관련해서는 “서울시 등과 세부협의를 한 뒤 계획을 수립할 것이다”며 “현재 부지 위치 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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