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사고대책본부(대책본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해저무인탐색로봇인 ‘크랩스터’를 현장에 보냈지만 투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크랩스터는 ‘게’ 모양의 다관절 해저로봇으로 조류가 강한 곳에서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투입조차 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앞서 ROV역시 현장 투입 10여분 만에 강한 조류 때문에 철수했다.
대책본부는 또 이날 잠수기어선 금양호와 잠수요원 50여명을 태울 수 있는 바지선을 이날 새벽 현장에 투입하고, 6개로 늘린 가이드라인을 통해 잠수 요원을 최대한 신속하게 투입하는 등 장비와 인력을 최대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종자 수색과 시신 수습은 더디기만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정부가 매번 첨단 장비를 투입한다고만 자랑 만하고 실제 구조는 전혀 못 하고 있다”며 “또 방송 등을 통해 밤샘 작업을 한다더니 실제로는 선내 진입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밤샘 수색작업을 한다’는 보도를 믿고 22일 새벽부터 시신 수습 소식을 기다렸지만 오전까지 시신은 한 구도 인양되지 않았다.
또 21일부터 선내가 아닌 인근 해역에서 발견되는 시신이 늘어나면서 적지 않은 시신이 유실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명석 대책본부 대변인은 “표류하는 사망자가 있을 수 있다”며 “처음에 배가 침몰됐을 때 표류됐거나 선체 내부에서 조류의 영향으로 사망자가 흘러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신이 크게 훼손됐거나 유실될 경우 향후 사망자 확인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책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승선 명단에 없는 외국인 시신이 발견된 것과 관련, “승선 인원은 언제나 변동될 수 있다”고 말해 아직까지 승선 인원이나 명단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