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쪽잠'에 캠핑 탁자까지...'공무원 수용소'된 국회 결산보고장

국회 이틀째 결산 심사...靑-고위관료 총줄동
막내 공무원들 새벽부터 자리전쟁
국회 복도는 장사진...바닥에 앉아 휴식 취하기도
매년 되풀이되는 구태 지적도
  • 등록 2017-08-22 오후 3:11:18

    수정 2017-08-22 오후 3:11:18

△2016 회계년도 결산 국회가 시작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각 상임위원회 복도에서 각 부처 공무원들이 피곤한 듯 바닥에 앉아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영수 유태환 기자] “대한민국 공무원은 피곤하다.”

9개 상임위별로 2016년 회계년도에 대한 결산안 심사에 들어간 국회. 이번 임시국회는 박근혜 정부의 회계년도 결산안 심사라는 점에서 여당(더불어민주당)은 적폐청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야 3당(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대정부 질의에 날을 세우고 있다. 청와대를 포함한 각 정부부처 장관 등 고위 관료들이 총출동한다는 점에서 문 정부들어 첫 열리는 정기국회(9월 1일)를 앞둔 전초전의 성격이 짙다.

21일에 이어 22일도 결산안 심사를 준비하는 각 부처에서 막내 공무원들이 일치감치 나와 자리를 맡아놓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행여 직속 상관이 의원들으로부 질타를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자료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렇다보니 각 상임위별로 결산안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본관 복도는 말 그대로 말 디딜 틈이 없다. 각 상임위 회의장 앞 대기 장소가 공무원들을 수용할 수 없어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을 정도다.

△2016 회계년도 결산 국회가 시작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가 회의 자료를 준비하는 각 부처 공무원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마땅히 대기할 장소가 없다보니 외교통일위위회와 법제사법위원회가 있는 국회 본관 4층에는 오전 7시 30분부터 각 책상에 ‘외교부’·‘법무부’·‘통일부’ 등이 적힌 A4용지가 붙어 있을 정도다. 다른 부처에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자리를 찜해 놓는 것이다. 자리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아예 캠핑용 식탁을 펴고 일하는 공무원들도 부지기수다.

각 부처의 수장을 수행하는 공무원들이 많다보니 과장 국장 등이 앉으면 주무관 등 소위 ‘말진’은 자리가 없어 서 있거나 복도에 쪼그려 앉아 있기도 일쑤다. 그나마 쉴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해당 부처 업무 보고시 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를 출력해야 하기 때문에 프린터를 들고 다니면서 바로바로 출력해 소관 상임위 회의실에 있는 상사에게 전달하느라 분주하다. 상임위 업무보고가 하루 종일 열리다보니 과장급 이상 공무원 중 상임위 회의에 들어가지 않는 공무원들은 밖에서 대기하며 신문을 보거나 휴대폰을 보는 등 시간을 때우고 있다.

△2016 회계년도 결산 국회가 시작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캠핑용 식탁을 펴고 회의 자료를 준비하는 공무원들이 부지기수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날 복도에서 만난 A사무관은 “정기국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며 “그나마 우리 부처는 지금 대단한 이슈가 없어서 괜찮지만 옆에 농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전 내내 계란 때문에 난리가 났다더라”고 말했다. B사무관은 “매년 반복되는 일이라 업무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업무보고 기간 내내 다른 중요 업무를 못보는 경우도 종종 있어 아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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