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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글로벌 IT 업계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사물인터넷(IoT)과 핀테크, 전기차 사업 등에 M&A 역량을 집중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이건희 회장 체제에서 ‘색깔이 옅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 부회장이 M&A라는 수단을 통해 자신의 경영 철학과 삼성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이후 M&A 8건…공격적 행보
2013년 11월 개최된 삼성 애널리스트데이. 지난 2005년 이후 8년 만에 열린 이 행사에서 삼성전자(005930)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상훈 사장은 “앞으로는 M&A를 통한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M&A 의지를 피력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삼성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외부로부터 수혈받는 데 인색하다는 평가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실제로 이 사장은 “솔직히 그동안 M&A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자인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 3년 간 삼성전자가 인수한 기업은 14곳, 인수금액은 10억 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장기입원에 들어간 후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삼성이 공격적인 M&A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해외 유학 경험이 많은 이 부회장은 국제적 감각이 탁월한 기업인으로 꼽힌다. 또 경영 수업을 받는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 수장들과 자주 만나며 세계 시장의 흐름을 읽는 능력도 향상됐다. 이 회장이 모든 문제를 삼성 내부에서 해결하는 방식을 즐겼다면, 이 부회장은 필요할 경우 다른 기업이 갖고 있는 경쟁력을 돈을 주고 사올 수도 있다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지난 수개월 간 삼성이 M&A 시장에서 이전과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 부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래 먹거리에 집중 투자…위기설 잠재운다
이 부회장이 M&A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실적 부진을 상쇄할 만한 새 먹거리 육성이 시급하다는 현실론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 인수 사례를 살펴보면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IT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인 경우가 많다.
지난해 8월 인수한 미국의 스마트싱스(SmartThings)는 IoT 관련 플랫폼을 개발하는 업체다. 삼성은 스마트싱스 인수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큰 IoT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5년 내에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을 IoT로 연결하고 외부 기업까지 삼성의 IoT 생태계에 끌어들이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루프페이가 보유한 기술은 기존 마그네틱 단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의 애플페이보다 범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그나 슈타이어의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사들인 것은 삼성SDI(006400)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이 부회장이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삼성SDI가 BMW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게 된 것도 이 부회장의 막후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이 부회장은 미국 공조 전문 유통회사인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와 모바일 프린팅 솔루션 업체인 프린터온(PrinterOn) 인수 등을 통해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에서 힘을 쏟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병석에 누운 뒤 이 부회장을 상대로 ‘미래 비전을 제시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며 “최근 삼성이 추진한 M&A 사례를 들여다 보면 이 부회장의 경영 전략과 비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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