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스타트업 혁신을 위한 규제개혁 토론회’에 참가한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CVC(기업 내 벤처캐피탈)가 성공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어렵나”라며 “규제가 너무 많은 부분에 중첩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 주제는 CVC 확대를 위한 규제개혁 방안이었다. CVC란 기업 내에 설립하는 벤처캐피탈로, 주로 기업 자체 잉여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해 혁신적인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한다.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해외 기업들은 이미 CVC를 통해 벤처·스타트업 투자를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알리바바나 텐센트, 샤오미 등 중국의 IT 대기업들은 CVC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이들과 연결된 하나의 사업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체 벤처투자 금액의 50%가 CVC를 통해 이뤄진다. 일본 역시 벤처투자금 44%가 대기업 투자일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대기업 엑셀러레이터사의 한 관계자는 “수영선수는 작은 저항이라도 줄이려고 꽉 조이는 수영복을 입는데, 우리나라 규제당국에서는 스타트업들에게 ‘트레이닝복이라도 열심히 뛰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실정”이라며 여전한 규제 환경을 비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나온 관계자들도 참가했다. 그러나 이들은 끝내 토론 석상에는 나오지 않았다. 두 관계자 모두 “플로어(관객석)에서 이야기를 듣겠다”며 토론 참석을 고사했다. 이 광경이 마치 벤처업계의 규제개혁 목소리를 정부가 외면하려는 모습처럼 보였다면, 그것은 기자의 기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