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채희 기아자동차(000270) CS 강사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구매본부 일반직 3년 차이던 2007년 압구정 국내영업본부 고객만족(CS, Customer Satisfaction)팀으로 옮겨 강사 업무를 시작했다. 평소 이미지 메이킹에 관심이 많아 현대차그룹 사내동호회(지식공동체)에 관련 모임을 운영하던 게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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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강사는 “자동차는 최소 1000만원이 넘는 고관여 상품이잖아요. 고객이 가치를 느끼고 브랜드를 경험하는 첫 번째 요소인 카마스터부터 ‘이미지 메이킹’을 하기로 했죠”라고 말했다.
그는 CS 전임강사가 된 이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제 강연은 물론 사보,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새로운 기아차의 이미지 만들기에 나섰다. 기아차는 마침 2006년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현 사장을 영입 후 ‘디자인 경영’을 시작하던 때였다.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다섯 시간의 강의를 매년 200여 시간씩 했다. 그러기를 약 8년. 영업직 사원부터 지점장, 대리점 대표까지 고객과 직접 맞닿아 있는 직원 대부분이 그녀의 강의를 들었다.
“처음 교육받을 때 표정은 대부분 무겁고 심각하지만 끝나고 나면 어떤 머리가 어울리는지 화장품은 뭘 써야 하는지 줄을 서서 물어보더라고요. 어떤 분은 반년 동안이나 자기 사진을 찍어 아침마다 보내주시기도 했어요.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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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아직 갈 길은 멀다”고 했다. 자동차 고객은 계속 젊어지는데 기아차 영업사원의 평균 나이는 45세다. 영업사원은 물론 생산직을 포함한 직원 개개인이 모두 기아차라는 브랜드를 대변한다.
“‘기아’라는 브랜드의 특징은 역동성인 것 같아요. 이 일을 하는 동안 직원 개개인, 나아가서는 브랜드 전체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싶어요.”
“처음 만날 땐 외모가 전부일 수도 있어요”
그는 모든 영업사원에게 외모(이미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영업 때의 중요성으로 따지면 외모가 30%, 커뮤니케이션과 사후관리가 70%지만, 사실 처음 본 고객에게는 외모에서 나오는 첫인상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노력하면 첫인상을 만회하겠지만 그만큼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가령 계약서를 쓸 땐 강렬한 느낌의 빨간 색 넥타이를 맨다든지, 여성 영업사원은 같은 여성 고객을 만날 땐 화려한 의상을 피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검은색 정장(블랙 수트)을 많이 입는 문화가 있는데 검정 옷은 사람과 옷이 분리된 느낌을 주므로 차콜 그레이 같은 무난한 색상이 좋아요.”
고객과의 만남에 대한 기본적인 매너도 소개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약속장소에 빨리 가더라도 미리 연락하지 않고, 늦더라도 15분쯤은 지났을 때 연락하는 게 팁이다. 자신이 늦지 않는 것은 물론 기본이다.
그는 다른 사람,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이미지 메이킹이라는 분야가 좋아서 스스로 계속 노력해왔다. 의상디자인부터 메이크업, 머리 드라이하는 법까지 외모에 대한 공부는 물론 연세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에서 전문적인 이미지 메이킹 과정도 수료했다. 한때는 교육비로만 연 2000만원씩 쓰고 하루 3~4시간씩 자면서 일과 공부를 병행했다.
요샌 다음 책을 준비 중이다. 주제는 커뮤니케이션의 첫 단계인 인사 ‘안녕하십니까’다.
그녀는 “저부터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해야죠. 이미지 메이킹은 곧 사람에 대한 공부이고, 사람의 마음가짐도 치웠던 방이 어지러워지듯 변하게 마련이니까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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