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감]"집중호우 예측 미진"…`오보청` 비판에 고개 숙인 기상청장(종합)

김 청장 “집중호우 예측 국민 기대에 미진한 부분 있었다”
與·野의원들 한 목소리로 “‘오보청’ 듣는 상황 바꿔야” 질타
‘기상 망명족’ 인정한 김 청장 “기후예측모델 개선 등 정확도 높일 것”
  • 등록 2020-10-12 오후 2:21:59

    수정 2020-10-12 오후 10:02:33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김종석 기상청장이 올해 여름철 예보와 전국적으로 큰 피해를 입힌 집중호우 예측이 국민의 기대에 비해 미진했다고 인정했다. 기상청에 대한 불신으로 해외 기상앱을 이용하는 ‘기상 망명족’을 직접 언급하며 예보의 정확도 개선하겠다는 약속했다.

김종석 기상청장이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및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청장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여름철 장기예보와 일부 지역의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한 예측은 국민의 기대에 비해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기상예측에 있어서 아직 극복해야 할 과학적, 기술적 한계가 분명히 있지만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다시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 5월 발표한 ‘여름철(6~8월) 전망’에서 올해가 지난해보다 폭염일수도 늘고 무더위 절정은 7월 말에서 8월 중순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망과는 달리 이 기간 이례적인 장마가 이어지면서 비판이 거세졌다. 올해 장마 기간은 중부와 제주에서 각 54일, 49일로 1973년 이후 가장 길었지만 이마저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에 이날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기상청을 질타했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는 폭염·장마 예측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해외 기상자료를 찾는 ‘기상망명족’이 늘었다”며 “매년 국감에서 예보 적중률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기상청이 정보를 공개하는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은 기상청이 그간 기상 예보의 정확도를 평가하는 기준인 강수유무정확도(ACC)로 92.7%의 예보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혀왔지만, 강수유무적중률(TS) 기준으로는 46%에 그쳤기 때문에 나왔다. 이는 지난 2017년 감사원에서도 지적한 사항으로 기상청은 TS 기준 정확도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2년 째 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ACC는 일본 등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기준”이라며 “TS 기준 등으로 기상청이 50% 미만의 정확도 예보를 하고 있다는 의식이 팽배해지면 재난에 관한 신뢰가 깨질 수 있어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TS도 일부 공개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자료=임종성 의원실 제공
같은 당 이수진 의원도 “기상청은 올해 6, 7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도 8월은 비슷하다고 예보했으나 실제 강수량과는 많이 차이가 났다”며 “한국수자원공사는 월별 댐 운영계획을 세울 때 기상청 자료를 사용하는 데 수공이 부정확한 기상청 예보를 사용한 게 홍수 피해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로 본다”고 지적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기상청 국감에서 나온 모든 내용이 오늘 또다시 나왔다”며 “이러니 기상청과 관련해서 ‘없애라’, ‘못 맞춘다’, ‘필요 없다’, ‘오보청·구라청이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지금의 기상청장이 있으면서 변화와 혁신, 개혁을 바라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며 “김 청장은 거취를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청장은 “기후예측모델을 인공지능(AI)과 접목해 개선하고 산하기관별 전문성에 따라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겠다며 ”국내외 기후 전문가의 검토 결과를 관계기관, 언론과 소통해 신뢰 높이고 향후 개선된 기후예측모델은 2021년 11월까지 도입·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청장은 이어 “지역별 강수량의 편차가 크고 국지적·돌발적 현상이 잦아져 예측에 어려움 있다”며 “집중관측을 확대하고 관측자료를 수치모델 입력자료로 활용해 예측성을 높이는 것과 함께 시공간 통합수치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청장은 “국민들은 기상청의 예보를 홈페이지나 방송을 통해 확인하지만, 기상상황 변화에 따른 추정예보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워 기상예보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기상 망명족’이 대두했다”며 ““촘촘한 시간 간격으로 상세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위험기상을 빠르게 예측해 표출하도록 개선해 접근성, 효용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홍보로 사용자의 요구를 지속해서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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